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81일 차) (사진-두물머리)

2011. 1. 10. 09:43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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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리-두물머리 여름- 

군 입대 81일 차 -이병 원에게-

 

원아 비가 그치면서 무더운 날씨구나

햇살을 피할 정도의 불쾌지수마저 오르는 요즘

우리 원이 지난 토요일 소식 듣지 못해

못내 아쉬움이 가득한데

잘 지내리라 믿으며

 

엄만 오늘 멀리 가평과 양평의 두물머리를 다녀왔단다

늘 시간이 여유롭기에 열심히 자전거와 함께하는

여행으로 많은 추억을 쌓고 있지

우리 원이는 열심히 군 생활에 적응 중인데

그냥 나태하게 집에만 머물기엔 미안한 생각이 든다

 

지난번 넘어져서 카메라 필터가 깨졌는데

마침 아는 분이 필터를 주셨지

오늘 찍어 보니 크게 문제가 없는 듯 하구나

 

며칠 전에 잘 사용하던 세탁기가 고장나서

오늘 새것으로 바꾸었지

아빠 돌아가시기 전에 구입한 것인데

오랫동안 사용했구나

전자제품들도 결국 수명을 다하여 페기처분 되지

 

제 기능을 못하면 수리를 받거나

수리비용이 많이 든다면 결국 교체 할 수밖에

모든 것은 낡아 없어지는구나

우리 사람들도 세월이 흐르면 건강이 약화되어

노화가 오게 되어있지

하지만

무엇보다 정신이 건강하면 육체는 자연스럽게

건강해지지.

 

원아

군생활이 버겁고 힘들고 구속 받는 생활이지만

잘 버텨내길 바래

엇그제 간 것 같은데 벌써 80일을 넘어섰구나

그동안 누구보다 씩씩하게 근무해줘서 고마워

 

엄마나 원일이는 늘 그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찾아서 잘 하고 있단다

우리 원이가 군생활 잘 해주듯이

행복한 시간을 만드는 요즘

마음마저 여유롭구나

 

내일은 토요일이네 학생들 활쏘기 강의하려면

더울텐데 그래도 호기심 가득찬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면

더위쯤은 충분히 이겨내지

지금 그자리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은

현명하게 행복을 만드는 것이란다

늘 주어진 조건에서 불만 보다는 만족으로

마음비우기를 해보길 바란다

 

사랑해...원아

 

더운 여름 원이 건강을 염려하는 엄마가

2008. 05.22. pm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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