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62일 차) (사진-흰눈과 아침햇살)

2010. 12. 14. 06:45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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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흰눈과 아침햇살



원아 일요일면서 6월 첫 날이네

 

종교활동 잘 하고 왔니

어제 토요일에 혹시나 원이 전화 기다렸지

바빴는지 연락이 없더라

원이 언제나 컴퓨터를 할 수 있을까

원이 소식 전화가 안되면 컴으로라도 알 수 있으면 좋으련만

4월 1일 102보충대를 따라가면서 서로 헤어질 때 울지 말자고

약속하고 서로를 꼭 안아주며 원이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돌아온지 벌써 두 달이네

원아 고마워! 늘 건강히 잘 지내주기에

 

날이 무척 더워지는데 원이 건강 조심하고

원일이나 엄만 요즘 각자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지

엄마는 요즘 활도 활이지만 잔차사랑에 푹 빠져 살아

사진기 갖고 다니면서 자전거 타며 보는 풍경에 흠뻑 빠졌지.

 

조금만 움직이면 자연인걸, 도심 속에 갇혀 편리함과 게으름과

타협하면 언제나 회색 속의 답답함만 느끼는데

원이는 강원도 고성이니 완전히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거네

엄마는 날마다 자전거를 타려고도 하지만 무리는 하지 않으려해

그래서 시간 되고 마음이 따라주면 핸들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

움직여...

 

새로움은 희망이고 미래이고 설렘이지

처음엔 낯설지만 그것이 결코 낯설음이 아닌 것을

두 번정도 모르던 길도 가면 금방 친숙해지던걸

 

원아 자대배치 후 선임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원이 씩씩한 목소리로 즐겁게 잘 지낸다고 했는데

조금씩 이해와 배려만 하면 그리고 내가 조금 손해 보는 듯이

살아가면 세상은 넓게 볼 수 있고 행복하지

 

엄마는 이제 오늘도 슬슬 구리시 활터로 갈까한다

활쏘고 구경삼아 자전거 타고 라이딩이나 해야겠지

원이 휴일 잘 보내고, 혹시 전화가능하면 목소리 들려줘

울 아들 건강히 잘 지내고 있는지 엄마는 궁금해

 

6월은 호국충정 선열들의 얼이 담긴 달이지

원이에게 더욱 뜻깊은 6월일거야

건강히 지내렴 또 소식 전할게

2008. 6. 1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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