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51일 차) 사진(물에 뜬 단풍)

2010. 12. 3. 08:22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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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물에 뜬 단풍

      이병 원에게

       

      의젓한 성년도 되고 멋진 군인으로 장성한 아들 원아

      자대 배치 후 적응하는 데 좀 시간이 걸리겠구나

      아픈데는 없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네

       

      서울은 예고도 없이 비가 흩뿌리고 있어

      원이는 혹여라도 야외훈련으로 이 비를 맞지나 않는지

      염려가 되는구나, 감기 조심하고 안전에 안전을 하길 바래

       

      엄마도 변함없이 자전거와 활과 사진기 들고 다니면서

      하루 하루 기록도하고 에피소드를 만들어가지

      또한 그렇게 다니다보면 깊은 생각에 빠지기도 해

      그럴땐 집에 돌아와 몇줄의 글을 쓰면 하루가 마감되지

       

      우리 원이 면회하는 날 할 말 무지 많게 만들려는데 ㅎㅎ

      암튼 이번 주 일요일에도 국궁대회가 있어

      바꾼 활로 열심히 연습중이다.

      그젠 대회가 열릴 오목교 아래 영학정까지 가서 연습을 했고

      어제는 구리시 가까운 온달정으로 가서 습사를 했어

      평소 실력도 실력이지만 바람이 몹시 부는 날엔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지, 그래서 바람부는 날

      비오는 날 더욱 빠짐없이 연습을 해야만 한다

      삶도 마찬가지야, 늘 좋은 조건에 원하는 환경으로 만들어 주지 않거든

      세상 속에 존재하는 한 스스로 세상 속에 적응하도록 해야지

      세상은 나를 위주로 절대로 돌아가지 않거든

      어려움이든 고통이든 모든 것을 활용하는 것은 바로 경험이지

      머리 속으로 저장된 이론은 이론일 뿐이야

      언제나 주어진 상황을 즐길 줄 알고 적응하는 것이지

      지금 원이가 군대 생활 잘하고 있듯이 말이야

       

      엄마가 한때는 우리 원이를 못믿어워 노심초사를 하곤 했는데

      성년도 된 아들을 믿지 못하면 안되겠지 더우기 군 생활까지

      잘하고 있는 장한 아들인데,

      다만 원이를 위해서 기도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거야

      원아,

      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센티멘탈 해지곤 하잖아

      우리 원이도 그런 감정이겠지.. 그럴땐 우울함보다는

      지난 추억중에 그리움으로 남을 수 있는 기억들을 떠올리는 것도 좋아

       

      원이가 그랬지? 엄만 언제나 그 상황에서 즐긴다고

      맞아, 어려움을 피한다고 피해지지 않아 다만 잠시 뒤에

      다가올 뿐이지, 그러기에 피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는거야

      세상에 존재하는 작은 미물들도 다 살아가는 이유가 있어

      우리도 숨을 쉬는 그 날까지는 살아가지는 게 아닌

      스스로 살아가도록 해보자꾸나..

       

      건강히 잘 지내고, 주변에 웃음을 나누는 시간 되길 바란다

      -원이의 늘 건강을 비는 엄마가-2008. 5. 21 AM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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