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86일 차) (사진-겨울강)

2011. 1. 13. 10:59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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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입대 86일 차 -이병 원에게-

 

원아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밥을 먹을 때마다 지난 면회 때 잘 먹는 너를 떠올려

평소에도 밥은 잘 먹었지만 니 스스로 놀랄 정도로

군대 음식을 잘 먹는다고 말했는데 어쩜 그것이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 해소를 하는 건 아닌지 염려가 되더구나

 

집에 있을 땐 편한 상태여서인지 끼니를 거르면서도 잘 버텨냈는데

군 생활은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크기에 더욱 잘 먹는 거겠지

원아 날이 무척 덥지, 원이 군 입대하면서 엄마도 원이 훈련 하는 것처럼

자전거를 타고 나름 생활에 열심히 하기로 다짐했는데

아직 엄마도 잘 지켜내고 있단다

 

활쏘기는 요즘 뜸하단다, 일전에 활 가방 메고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다

무게중심이 흔들려 자빠링이 있은 후로 활을 내지 않고 오로지 자전거와

카메라와 글만 쓰고 있지, 활 가방을 다시 맞추려 한다

지금 형태의 가방은 또 언제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몰라서

안전하게 메고 다닐 수 있도록 하려해

 

원일이는 기말 고사 시험 대비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오늘도 친구 한명과 함께 공부 늦게 까지 하고 잠들었지

일찍 깨워달라고 부탁하고 말야.

 

평소 원이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지 오늘 엄마가 녹차를 타면서

원이 생각했단다. 녹차는 잘 마셨잖아...

참 그리고 율곡 한울 부대에서 보니까 육군카페에서

내 남자의 육국카페에서 이벤트가 있더라

가족과 연인 친구등 아름다운 사연 뽑아 포상으로 휴가를 준다하더라

너네 부대는 카페가 없어서 사연을 못보내나 보다 했는데

오늘 가보니 다행히도 접수는 받는다는구나

엄마가 일단 써볼게 ....

 

원아 목소리 듣고 싶구나 벌써 2주간 못들었는데

언제 시간 나면 전화 주길 바란다. 엄마가 바빠서 받지 못해서

미안해, 주말이면 늘 바쁘니까 평일에 전화를 주면 좋을 텐데

여건이 되면 꼭 해줘...

 

더운 여름 건강히 군생활하고 긍정적으로 상황을 잘 극복하길 바란다

사랑해 ~~ 우리 아들,,원

2008. 6.25. am:00:46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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