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교육대 아들에게 -입대 4일차 원일에게

2012. 9. 9. 06:39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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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처럼 소금을 뿌린 듯한 부추꽃

 

신병교육대 아들에게 -입대 4일차 원일에게 호미숙

 

가을문턱에서 이젠 제법 아침 바람이 유난히 차갑게 느껴지는 일요일 아침이네

원일아 벌써 원일이가 논산 훈련소로 떠난지 4일이 되었구나

형아 군 생활 때처럼 엄마의 편지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엄마가 편지를 쓴다,

형이 군 생활 하는 2년 간 엄마는 100여 통이 넘는 편지를 쓰면서 하루를 정리하곤 했지

원일이가 그토록 원했던 현역이 아니라 아쉽긴 했지만

엄마가 시간 나는대로 편지 쓸게

 

어제 문자로 '최원일는 23연대 10중대3소대128번 배치되었습니다.'를 받았단다.

인터넷 www.katc.mil.kr 참조라고 써있어서 소개된 사이트로 접속해보니

아직 그곳에는 뜨지 않더구나, 너가 받은 23연대 홈페이지도 찾을 수가 없어서

일단 며칠 더 기다려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엄마는 원일이 입소하던 날

일부러 원일이와 함께 자전거 탔던 길 다녀왔어

그 때가 벌써 고2 때였으니까 세월 참 빠르구나

그때만 해도 우리 원일이가 어려운 사춘기 시절인 중학시절을 보내고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스스로도 선생님도 놀란 학창시절의 모범이었지.

 

잠시의 방황으로 오히려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났던 시절

지금 떠올리면 아찔하기도 하지만

아마도 그런 어려운 추억이 없었다면 지금의 원일이도 없었을 거야

그 때 그 시련이 참 고마운 시간이었어

 

엄마가 둘째인 원일이에게 더욱 기대를 갖고

어쩌면 더욱 신뢰하고 믿어서 좀 소홀한 면도 있을 것 같구나

늘 그렇게 밝고 명랑하게 엄마에게 잘 해주는 모습이

대견하면서 미안하기도 해.

 

며칠 전 입대하기 전에 약간의 술을 마시고 엄마에게 고백했던 말이

마음이 아프단다

엄마, 난 사람들 만나면 "아빠는 무슨 일 하시는데?" 이런말 할 때가 가장 힘들어

난 아빠가 돌아가셨어도 엄마가 아빠이고 엄마인데

당당하게 돌아가셨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때론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해

내 안에 아빠는 늘 살아 있거든.

엄마, 고마워요. 우리를 이렇게 키워주셔서요. 하면서

눈물 훔치던 원일이.

 

원일아, 엄마나 형아 너무 염려마,

엄마는 오히려 이번 훈련소 한 달 생활이

우리 원일이를 부쩍 어른으로 만들 것 같다는 예감이다.

이전과 다름 없는 모범생으로 잘 적응하리라 믿고

원일이가 형아랑 엄마만 두고 간다고

중간에 콜라 역할 할 사람 없다고 걱정했는데

엄마가 원래 콜라야 하하하~

 

요즘 사실 원일이 훈련소 간 뒤로

아무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재롱둥이, 귀염둥인 원일이 없으니까 허전하긴 하네

첫날 자전거 타고 이틀간은 집안에 머물면서

원일이 사진도 보고 원일이의 입대 소식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지냈지.

 

그리고 삶에 대하여 진지한 시간을 갖었단다.

다큐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우리 가족과 엄마로써의 자리

가장으로써의 자리

나에 대하여 탐구를 했지.

지금 막 아침 여섯시를 넘기는 구나

오늘은 일요일이라 원일이는 어떤 생활을 할지 궁금하구나

며칠 뒤면 원일이 소지품이 우체국 택배로 도착하겠지.

 

한 달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그곳에 익숙해지려는 순간 마칠 것 같구나

그럼 우리는 다시 재회를 하고 이전처럼 늘 집에서 볼 수 있을테니

큰 염려나 걱정은 하지 않아.

 

어디서나 그랬듯이 지금의 위치에서 건강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훈련 잘 마치길 바랄게.

 

쌀쌀하니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엄마가 또 연락할게.. 사랑한다 아들.

 

째를 논산 훈련소(신병교육대)로 보내며-훈남에서 오빤 빡빡스타일[천호 아카헤어] 

http://blog.daum.net/homihomicafe/13409680

아줌마 홀로자전거여행[아들 신병교육대 보내고 추억의 라이딩

http://blog.daum.net/homihomicafe/13409683

 

2012. 09. 09 AM 6:05 아빠인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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