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35일 차) 사진(가을호수 풍경)

2010. 11. 3. 07:19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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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입대 35일 차 -원에게-

 

어린이날이면서 월요일인데 원이는 어찌 보냈을까...

비오라고 엄마가 기도 했는데 고성도 일찍 그쳤나 모르겠구나.

서울은 아침에 화창하게 맑아 하늘이 높고 구름도 뽀얗게 흐르더구나.

엄만 오늘 새벽부터 활터 갔다가 연습 좀 하고

다시 집에 돌아와 옷 갈아입고 자전거로 안양 외할머니 뵙고 왔단다.

원일이는 친구랑 함께 안양으로 갔고 엄마는 장거리 왕복 112km를

자전거로 완주 했단다. 아무튼 오늘 혼자만의 안양가기는 정말 새로울 정도로

모험기며 도전기였지.. 원이가 훈련에 임할 때 지금의 엄마처럼 각오가 단단하게

의지도 굳어있었겠지.

장장 5시간 반을 걸쳐 다녀오면서 많은 것을 느꼈지

이토록 편하게 자전거 도로로 달리는데도 힘겹고 버거운데

울 원이 행군이라도 하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지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 외삼촌 이모들... 온 가족이 다 모여서

할머니 생신 축하드렸어. 역시 원이 이야기가 화제 거리였지.

더욱 듬직해졌을 거라며 후에 휴가 나오면 꼭 다녀가라고

당부 주셨지. 원아 며칠 남지 않는 훈련병시절 건강히 지내고

전우들과 끝까지 깊은 우정 쌓길 바란다.

 

오히려 장거리 달리고 왔는데도 전혀 피곤하지 않네

원이도 어느 정도 훈련에 익숙해지고 몸이 배일 정도이듯

엄마도 이제 자전거에 익숙해졌나보네..

 

원아, 네 자대배치는 장교님께 들어서 알고 있어

어느 분과로 배치될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겠구나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 원아 잘 자고

내일도 새로운 마음으로 하루를 임하자 안녕...

 

시커먼스가 되었을 아들을 상상하는 엄마가

2008 5. 5. PM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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