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26일 차) -사진(변산반도 아름다운 노을)

2010. 9. 9. 09:30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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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입대 26일 차- 원에게-
원아 일요일 새벽이야 지금 아직 잠들어 있는 시간구나

강원도 고성 날씨는 비가 뿌리지는 않았는지
맑고 갠 날에 훈련을 받아야 아무래도 여러모로 좋지 않을까

엄만 아침에 비가 뿌려서 자전거를 탈까말까 하다가 오후 강의라서
혹시나 하고 기다렸지, 마침 비가 그치기에 자전거로 다녀왔어
며칠 사이 개나리, 벚꽃이 화려하게 피었던 자리 조용히
초록 붓으로 색을 칠해있더구나
국립극장에 가면 등나무가 아주 탐스럽게 피었단다.
보랏빛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그늘을 드리운 푸른 잎 사이로
등을 내다 걸은 것처럼 아름다웠어

요즘 카메라로 사진 찍는 것도 엄마의 일상중 하나란다
궁도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의 천진스러움과 신비로운 자연을
담으며 그때마다 새로운 것을 느끼거든

시간과 함께 변화되는 자연 그리고 사람들.
원이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나기도 하지
원이는 어려서 겁이 많았거든 엄마를 멀리 있지 못할 정도였는데
지금 이렇게 군에 가 있는 것 보면 정말 신기하지?ㅎㅎㅎ
엄마가 원이 군에 보내면서 가장 염려 했던 것이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엄마의 쓸데없는 걱정이었지. 이렇게 위문편지 주고받으면서 원이만큼
장한 아들도 없는데 말이야, 훈련받는 과정도 힘들어도 잘 견뎌 내면서
오히려 가족을 생각해주는 원이 인걸…….

오늘은 종교 활동하는 날이구나.
종교는 기적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의 위안을 주고 평화를 주지
누군가에게 말하기 힘들고 혼자만의 감사함과 고통을 나에게 독백하는
시간이기도 해, 기도하는 시간은 구원보다는 감사함을 깨우치게 된단다.

원아 일요일 여유 있게 잘 보내길 바란다.
일교차가 심하니 감기 조심하고…….

원이가 집에 있을 때 엄마가 즐겨 듣던 쥬얼리의
one more time를 아침에 경쾌하게 듣는 엄마가
2008. 4.27 AM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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