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22일 차)

2010. 9. 5. 10:49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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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색과 낙엽



      군 입대 22일차 -원에게- 수고했어 원아
       
      원아  오늘 수류탄 투척 훈련 잘 치렀는지 모르겠구나.
      아마도 잘 했으리라 믿어
      서울은 아침부터 흐리더니 오후 들어 조금씩 비가 뿌리더라.
      저녁엔 계속 빗줄기가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구나.

      힘든 훈련 거칠 때마다 우리 원이가 한 단계씩 성장하는 느낌
      이겠지,
      그래 안 해봐서 그렇지 누구든 해보면 할 수 있는 것들이야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생각지 않던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지
      그때마다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스스로 개척하고
      해결해야 할 텐데 아마도 이번 군 입대는 원이에게
      커다란 인생의 전환점처럼 계기라 생각한다.

      원아 피곤하지, 전우들 위험상황에서 함께 던지는
      수류탄 투척행사에 원이도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지켜보는 사람이나 직접 하는 사람이나 매한가지로
      초긴장 상태였을 거야
      지금쯤 편히 잠들었을 시간이구나.

      원아,
      엄마도 지친 몸 하루 쉬고 오늘부터 다시 나가서
      열심히 연습중이야, 내일부터는 충무공 탄신지 기념행사로
      무척 바쁘구나, 비만 안 오면 자전거를 타고 남산으로 갈까 해
      요즘 엄만 자전거 여행에도 즐거움을 갖고 하지
      비 소식에 타지 못했는데 .. 아침 일찍 가야하는데
      그땐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비가 올 때 훈련하는 원이는 더욱 힘들겠구나.
      질퍽하고 땅에 흘러내리는 빗물에
      흠뻑 젖어가면서 받겠지, 감기 걸리지 않게
      잘 관리했으면 좋겠구나,
      이렇게 날이 따스할 때 비 맞으면 감기 걸리기 쉽거든
      스스로 먹을 것 잘 먹고 잠 자는 거 잘 자게 되면
      감기는 침범하지 못할 거야.

      엄만 자료 정리하고 시 한편 쓰다 보니 12시가 훌쩍
      넘었구나.
      아침 일찍 나가야 하기에 엄마도 자러 갈게

      울 아들 오늘 수류탄 투척 잘 했어
      사랑한다. 원아…….

      푹 자고 내일을 대비하자

      -원이의 건강과 안녕을 기도하는 엄마가-2008. 4. 2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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