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9. 07:10ㆍ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결혼 23주년, 신혼여행지 변산반도로 떠난 홀로 자전거여행 중(채석강)
세 켤레의 신발
homihomi-호미숙
한 뼘도 채 안 되는 앙증맞은 반짝이 운동화
그보다 조금 더 큰 한 뼘 짜리 운동화
우직하고 무뚝뚝한 구두 한 켤레
그리고 허리 잘록하고 세련된 굽 높은 구두가
밤이면 현관 앞에 나란히 놓였다가
아침이면 각자의 길로 나섰더랍니다
여름 어느 날,
가지런한 세 켤레의 신발 옆에 있어야 할
멋지고 우람한 검정 구두가 언제부터인지
자리를 비우고 세 켤레의 신발은 왠지 모르게
슬픔에 옆으로 자꾸만 쓰러져 있었더랍니다.
그 해,
가을이 가고 겨울도 가고
또 10여 년이 지나가도
신사 구두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더랍니다.
세월이 흘러
앙증맞던 운동화는 어느덧
가장 큰 덩치로 커져 있고
나란히 놓여있는 굽 높던 구두 대신
푹 퍼진 편한 슬리퍼가 놓였더랍니다.
지금도 세 켤레의 신발은 나란히
귀가하지 않은 구두를 그리워하며
두 켤레의 큰 신발은 낮은 슬리퍼를 감싸고
서로 위로하고 꿋꿋하게 같은 방향으로
기도하는 촛불처럼 현관 앞을 밝힙니다.
-호미숙, 시집 속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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