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16일차 -원에게-)호미숙 사진(민통선 도라산 도라전망대)

2010. 8. 4. 03:02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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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산 도라전망대 

      입대16일 차 -원에게-

      원아 지금 잘 자고 있겠지
      밤공기가 약간은 차게 느껴지는 깊은 새벽이야
      엄마가 어제 낮에 자전거도 거의 50킬로를 달렸는데
      이상히 피곤하기보다 잠이 안 오는구나.
      원이처럼 생활 똑같이 한다고 해놓고 이러고 있네. 미안,

      남산 오르는 길을 새로이 알아 둔 그 길로 갔지
      광진교 건너 바로 진입하면 되더구나.
      남산 언덕배기가 무척 힘이 들었지만
      엄마야 잘 하잖니, 약간 가파르게 길게
      놓인 길 따라 숨을 헉헉 거리면서 가는데
      오기가 생기던걸,
      내려 걸어 갈 수도 있었지만 괜스레 엄마에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
      카메라 가방을 어깨에 둘러매고 타니까 불편하더라.
      그래서 토끼 바구니에 카메라 가방 싣고 다녀왔지

      원이보다 1기 늦은 훈련병들 사진도 둘러보았어.
      그리고 블러그에 너에게 보내는 위문편지를 공개했는데
      여러분들이 다녀갔어. 5월에 군 입대한다면서 엄마 글 보면서
      미리 공감한다고 하시더라.
      아무튼 엄만 우리 원이가 군 제대하는 날까지
      게으름 피우지 않고 편지 쓰도록 노력하려고 해
      아주 특별한 날 빼고는 편지를 쓸 거야
      참 오늘도 정훈장교님께서 편지 전해주셨다는 답을 확인을 했다
      그리고 원일이와 성룡이가 쓴 편지는 성룡이가 우체국가서 부쳤을 거야

      요즘 토끼 까미를 집에 홀로 두고 다녔더니 심심했나보더라
      그동안 크게 일도 저지르지 않아 거실에 놓고 다녀왔는데
      종이상자 한 쪽을 다 물어 뜯어 놓았네. ㅎㅎㅎ
      오늘은 아침에 화장실에 가둬놓고 다녀와서 문을 여니까
      열자마자 뛰쳐나오더라.
      아마도 까미가 원이를 그리워할 거야
      네가 늘 다정하게 보살펴 줬으니까
      며칠 전에 사료가 바닥나서
      엄마가 사왔지,
      까미 사료는 네 담당이었는데

      원이는 하루하루가 새롭고 힘든 날들이겠지
      아마도 새롭다는 말은 훈련 과정이 조금씩 다를 거 같다는 생각에서야
      전에 본 영상에서 구보 훈련 뒤 뒤꿈치가 다 까지고 물집이 생겼던데
      울 원이도 생겼겠다, 약이라도 바르는지 궁금하구나.
      그리고 그곳에서 보니까 비누칠을 하면 물집이 덜 잡힌다고 하던데
      소대장님이나 대대장님께서 알려주는 기본 예방 잘 숙지하고 훈련 받아
      모르면 물어보는 게 최고 좋은 거야.

      원일이가 아침에 입맛이 없다고 해서 김밥 싸주려고 해
      원이도 있음 맛있게 싸 줄 텐데.
      이젠 원일이 학교 보내려면 잠을 자야 할 거 같다
      벌써 새벽 3시를 넘는 구나
      잘 자려무나…….
      오늘도 훈련 잘 마치길 바래

      -사랑하는 엄마가-2008. 4.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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