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1일 차) 호미숙

2010. 8. 3. 09:51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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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원에게

 

고된 훈련 마치고 휴식을 취할 쯤에 아마도 엄마의 편지가 전해졌으리라 생각해.

이곳 율곡 한울 카페에의 정훈장교님께서 편지 전달 완료하셨다고

댓글 주셨더구나.

엄마가 오늘은 종일 남산 활터와 행사장에서 바빴었네.

엄마가 하는 일이야 사실 취미겸 특기겸 즐기는 일들이지만

우리 원이가 하는 군대 훈련은 벅찰 정도 감당해야할 의무와 책임이라

더욱 버겁고 힘들 수가 있어. 그래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

 

오늘 남산 축제에 참여하다 보니 우리 원이랑 같이 왔음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면서도 지금쯤 흐드러지게 핀 봄 들판을 가로질러 행군은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들었지

 

참, 원아 오늘 MBC화제집중에서 엄마가 많이 나오더구나.

원이가 그 시간은 TV를 시청할 수 없는 시간이었을 거야

엄마 블러그에 올려놨단다. [메뉴 국궁 란에. 남산의 봄 100배 즐기기]

 

조만간 엄마도 친선경기에 나가야 하기에 연습에 몰두하고 있지

원이가 훈련하는 만큼 고되지 않지만 그래도 원이가 열심히 하듯

엄마도 최선을 다하려 해. 어떤 결과든 과정 없는 것은 없을 것이니까

 

요즘 원일이는 보충수업을 9시까지 하고 집에 오느라 늦게 온단다.

오늘도 일어 공부한다고 새벽 1시까지 있다가 잠든 지 얼마 안 된다

 

그리고 원아 엄마 오늘 남대문 시장에 가서 디지털 카메라 사왔단다

그간 산다고 해놓고 이제까지 미루다 사게 되었는데

아직 서툴러서 오늘 축제 행사 때 찍은 사진 중 반절은 버리게 되었단다.

울 원이가 있었음 금방 다 알려 줄 텐데

캐논 것으로 가격대도 조금 높은 것으로 샀어 후에 보여줄게

편지에 사진도 같이 보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봐서 엄마가 멋진 작품 사진 찍어

우편으로 보낼 수 있으면 보내 줄게

 

전우들과 사이좋게 지내는지도 궁금하고

건강은 어떤지 염려도 되고, 너무 신경 쓰고 긴장해서 배탈이라도 나지는 않았는지

원이는 민감하기에 체하기도 잘하는데 이런 저런 걱정이 드는구나.

그래도 잘 견디리라 믿는다.

아프거나 어떤 고민이 있다면 마음에 가둬놓지 말고 소대장님께 바로 말씀드려

참고 인내하는 것도 좋지만 불만으로 쌓이면 안 되거든…….

 

오늘 밤은 늦게 귀가해서 인지 이런 저런 일하다보니 이제 편지를 쓰는구나.

원아 엄마나 동생의 바램은 한결 같아

우리 원이 무사히 군복무 마치길 기원하는 거지

 

깊은 밤이구나. 편히 자거라…….

 

-사랑하는 엄마가-2008.4.1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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