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15일차 -원에게-)호미숙[사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2010. 8. 3. 10:09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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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입대 15일차 - 원에게-
 
원아 기상나팔 막 불었을 시간이구나.
졸린 눈 비비면서도 긴장된 몸과 마음으로 벌떡 일어나
아침을 맞이하는 원이가 상상되네.
집에 같으면 느긋하게 했겠지만 단체 생활에
나하나 잘 못해서 다른 친구들 피해주면 안되니까
그래도 우리 원이 잘 하고 있을 텐데 뭐 걱정 하지 않는다.
 
요즘 남산에 벚꽃은 바람에 흩날려서 꽃비를 뿌리더구나.
국궁체험교실 그쪽에 커다란 벚꽃은 벌써 다 떨어졌지
자연 속의 꽃은 오래 피울 수 없지
이유야 열매를 맺어야만 하니까
사람들 욕심은 오랫동안 꽃을 감상하고 싶지만
1년 안에 스스로 결실을 거둬야 하는 자연은
계절의 태양빛을 활용해야하니까.
 
묵묵히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이름 없는 잡초들까지도 자신의 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지
아마 원이가 군 생활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듯이
자연은 신비롭고 위대하지
감정의 동물인 사람만이 유독 나약하다는 것을 느낄 거야
 
원아 엄마가 어제는 천호동에서 남산 국립극장 활터까지
자전거로 다녀왔단다. 그쪽은 초행이라 물어물어 갔는데
한남동부터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이라 언덕배기로 인해
조금 힘들었는데 그래도 우리 원이 훈련에 비하면 힘이 들까
그래서 끝까지 잘 버티고 올라갔단다.
내려 올 때 올라갈 때 힘들었던 그 길을 수월하게 내려왔지
길도 산도 삶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게 당연하지
그렇게 평형을 이루게 되는 것 같아
평지만 있다면 무미건조 할 거야,
 
원아, 원이가 군에 간지 보름인데 왜 이토록 오래 된 것 같을까
원이도 지금은 시간이 더디게 느껴질지 몰라
하지만 빨리 환경에 적응하고 리듬을 타게 되면
하루란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낄 수 있을 거야
2년 이란 세월을 빨리 가도록 해보자
 
어디 다치거나 아픈데 는 없는지
원아 아프거나 마음이 우울할 땐 혼자 고민하지 말고
중대장님과 소대장님께 이야기를 해서 마음 풀도록 해
요즘말로 빡세게 훈련하고 있을 아들 생각하며
엄마도 하루 일정 최선을 다해 보낼게
 
원아 파이팅!! 아자!!
-사랑하는 엄마가-2008. 4.15.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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