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12일차 -원에게- )

2010. 8. 3. 09:55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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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라산평화공원에서

    군 입대 12일차 -원에게-

    봄볕은 따사롭고 한낮이 되니 초여름 같은 더위를 느끼는
    4월 중순이구나.
    원아 하루도 잘 보냈는지, 주말을 맞는 토요일 아침이네
    내일은 여유로운 휴일이기에 기대감으로 하루를 즐겁게
    보내길 바래.
     
    원아 어제는 검단산 봄 풍경을 사진에 담아 왔지
    낮은 곳부터 봄이 완연하게 스며들어 오르더구나.
    높은 산꼭대기는 아직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려
    준비를 하고 제비꽃이 반갑게 인사하더구나.
    마른나무 가지도 작은 새싹을 피워 연록으로 색칠을 하고 있었지
     
    아래로 내려올수록 이름 모를 들꽃들이 더 많이 피었던걸.
    수양버드나무까지 주렁주렁 녹색 칠을 하고 풀꽃들과
    잡초들도 푸른 기지개를 켜더라.
    우리 원이 군에 입대한 갓 난 풋내기처럼
     
    천호동 공원에도 작은 동산마다 우리 꽃으로 장식되어
    파릇파릇, 알록이며 꽃을 피웠고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에 행복하고 신나게 운동하는
    젊은이들을 보며 우리 원이를 저 속에 있지 않나 하는
    착각도 들곤 했지,
     
    이전에는 까까머리 군인들을 봐도 무덤덤했는데
    거리에서 군인만 보면 그저 내 아들처럼 반갑고 즐거웠어.
    아마도 엄마처럼 군에 보낸 아들을 둔 사람들이라면
    나 같은 생각을 하겠지.
     
    엄마는 오늘도 활터로 향해, 남산은 흐드러진 벚꽃으로
    봄의 절정이거든, 방문객도 많아서 일찍 가서 연습해야 한단다.
    원아, 봄의 연초록의 순한 새싹도 시간이 흘러 햇볕에
    바람에 강하게 진초록으로 튼튼히 자라지
    우리 원이도 군대 생활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더욱 남아다운 모습으로 거듭 날 거라 생각해
     
    첫 면회 하는 날 우리 원이 늠름한 모습을 상상하며
    엄마는 안타까움보다 행복한 미소를 짓곤 해
    원아, 기상나팔 불 시간이네.
    개운한 아침을 맞이하고 즐겁게 하루 보내길 바란다
     
    사랑하는 엄마가
    2008.4.12.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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