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5일차--원에게-- 군에간 아들에게 쓴 편지

2010. 7. 25. 00:44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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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7월 24일 메일꽃 너머 자전거 탄 풍경-


      군입대 5일차 

       

      원에게

       

      오늘이 벌써 입대한지 5일차구나

      원일이 학교 보내고 훈련부대배치가 궁금해서

      육군본부 홈페이지에 여러 번 드나들다

      오늘은 집에서 머물렀단다.

      오후 3시경에 훈련부대 배치 받는다고 했기에

      마침 오후에 전화 메시지가 왔더구나.

      22사단으로 배치되었다고…….

      그래서 육본에 가서 22사단을 찾았지

      다음 카페에 있더구나.

      가입하고 등업 시키길 기다리고 있지

       

      오후 저녁때 쯤 장정소포가 도착했단다.

      우리 원이가 입고 갔던 옷가지와 신발,

      소지품등 작은 박스에 가지런히 담겼더구나.

      원이 냄새가 나는 거 같았단다.

      원이가 신었던 신발, 양말을 꺼내면서도

      그 냄새가 싫지 않았던 것은 아마도

      원이 냄새를 맡을 수 없기 때문에 미리

      간직하고 싶어서 이겠지.

       

      원이가 정성들여 쓴 편지도 보았지

      엄마에게 안부도 적어 보내고 마침 동창을

      그곳에서 만나서 잘 보내고 있다는 내용과

      동생과 친구들에게까지 전하는 마음을 보았지

       

      오늘 원이 편지를 받아 보니까

      며칠 사이 원이가 무척 의젓해진 거 같네.

      엄마가 염려하지 말라고 더욱 씩씩해진 거 같아

      삼촌에게도 알려줬지 22사단에 배치되었다는 것도

      원이 친구들에게도 다 알려줬단다.

       

      저녁엔 용석이가 와서 네 편지를 일부러 보러 왔더라.

      성용이도 시간 내서 편지 보러 온다고 했지

      아무튼 원이가 오늘부터는 새로운 부대에 배치되어

      본격적인 훈련에 임할 텐데 무엇보다 잘 챙겨 먹고

      같이 생활하는 병사들과 사이좋게 보냈으면 한다.

      훈련교관의 말씀도 잘 따르고 성실하게 보내길 바란다.

       

      벌써 11시가 넘었구나. 잠자리에 들다 혹시라도

      잠을 못 이루지는 않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믿기로 했어. 내 아들 원이니까.

      잘 자고 내일 아침 6시에 늦지 않도록 잘 일어나길

      바란다.

       

      엄마가.

 *추신 원아 아래 사진 보여줄게

까미가 울 원이 냄새를 기억하는 거 같더라.

늘 너를 잘 따랐으니까, 까미도 보고 싶어 할 거야

원이가 까미를 걱정하듯이 원이 제대 할 때까지 꼭

까미도 오래 살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야.

 신고 갔던 290미리 운동화 그리고 옷가지

 엄마와 동생 친구들에게 보낸 마음의 편지

 장정소포, 이런 소포도 있다는 걸 이제 알게 되었네

 원아 우리 원이를 그토록 잘 따르던 까미 토끼가 네 물품을 보고 아무래도 네 냄새를 기억하는지

주변에서 맴돌고 냄새를 맡더라

 원이도 까미가 보고 싶겠지 가기전에 말했잖아 제대하기 전에 죽을까봐 걱정했지.

벌써 우리집에서 2년 반을 살았는데 우리 원이 제대 할 때까지 잘 살아 주었으면 하는데

우리 가족 모두 소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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