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이 군입대 4일차--원에게--군에간 아들에게

2010. 7. 24. 11:29글 이야기/군에간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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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 쌀 축제에서-


      원.에게

       

      원아 벌써 4일차가 되었네.

      너의 늠름한 뒷모습을 보충대 체육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먼 곳에서 지켜보다 돌아 왔는데

       

      엄마가 느끼는 시간보다 원이가 피부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이 다르겠지,

      그래 낯선 곳에서 전우들과 새로운 환경을 적응하려면

      아무래도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인 원이에겐 시간이 필요하겠지

      원이는 잘 할 수 있을 거야

      교회에서 행사 때 네가 보여준 그 리더십 있잖아

       

      원일이가 많이 허전한 거 같아

      늘 곁에 있어주던 형아가 없으니 말이야

      대신 학교 생활 잘하는 것으로 형아 휴가 올 때

      자랑한다고 하더라…….

       

      그간 엄마가 원이랑 거의 밤을 지새웠잖아

      엄마도 원이가 보충대 입소하던 날부터 날 새지 않고

      새벽이면 깊은 잠을 잔단다.

      원이가 부대 가서 여러모로 힘든 상황 견뎌 낼 텐데

      엄마가 조금이라도 함께 하고 싶어서야

       

      엄마도 4월 달은 무척 바쁘게 보낼 것 같아

      충무공 탄신일도 있고 활터 행사도 많아서 바쁘지만

      이렇게 우리 원이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생각 날 때마다

      편지를 쓰려 한다.

      오늘 네 훈련부대가 배치되나 해서 육군 홈페이지 접속해보니

      금요일 오후 3시가 되어야 알 수 있다더라

      그곳에 보니 각 부대별 자세한 내용이 많더구나.

      즐겨찾기 해놨단다

       

      원이가 말했잖아 기숙사 들어간다는 기분으로

      잘 지내다 오겠다고, 그래 인생 훈련 기숙사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 누구나 대한의 남아라면 거치는 곳 아니겠니.

      당당하게 다녀오는 거야

      새로운 삶을 위한 과정이라 생각해

      엄마나 동생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건강히 보낼 거야

       

      지난 4월 1일 그 신병과 가족들 많은데서 연단에 올라가

      엄마에게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해줬지

      그때 사실 눈물 나려는 거 참았다

      우리 울지 않기로 했잖아

       

      그런데 이렇게 편지를 쓸 때면 우리 원이가 생각나고

      무엇보다 원이가 잘 시간과 일어날 시간 등등 일정을

      상상하면서 뭐하고 있을까 막연히 생각한단다.

      지금은 군화 군복 여러 필요한 생필품을 받았겠지

      아무튼 벌써 한시가 넘어가니까 엄만 이만 줄이고

      자러 갈게…….

      원이는 지금 꿈나라겠구나

      우리 원이 잘 지내라고 기도하마…….

       

      2008.4.4 새벽 1:15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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