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잊지 못할 그리움 (부추에 대하여)

2012. 9. 10. 08:07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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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포토에세이-잊지 못할 그리움 (부추에 대하여)

 

유년 시절 텃밭과 뒤뜰 돌담사이에 부추(정구지)를 심어 매 끼니마다 반찬이나 국에 넣어 끓여 먹곤 했습니다. 그 때는 왜 그렇게도 가난했던지 텃밭에서 가꾼 푸성귀로 찬을 만들고 국을 끓이곤 했습니다.

파도 심어 가꾸었지만 우리 집에는 부추만큼은 따로 넓게 재배할 정도였지요. 가끔 장날이 다가오면 부추를 칼로 잘 잘라 곱게 다발씩 묶어서 장에 내다 팔곤 했습니다.

출출 할 때면 부추를 잘라 넣고 부친 부추전과 화로에 불을 피워 쌀 씻은 뜬물을 붓고 된장을 풀어 애호박과 감자 양파를 넣어 부추 한 줌 잘라 넣고 다진 마늘과 풋 고추 한 두어개 썰어 넣어 끓이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요즘은 하우스 재배로 부추의 상품성이 아주 좋지요. 그때는 조선부추라 다듬기도 힘들었고 한 가닥씩 껍질을 벗겨야 할 정도였습니다. 부추김치라도 담으려면 엄마 옆에서 부추 다듬다가 꾀를 내어 도망치곤 했지요. 겉절이 부추무침에 열무김치 넣고 고추장에 참기름 몇 방울에 썩썩 비벼 먹으면 그 맛은 꿀맛이었습니다.

 

들에 나가서 일하시는 아버지 새참으로 부처전과 막걸리 한 주전자 들고 밭고랑과 논둑을 거닐면서 막걸리 주전자 뚜껑에 작은 구멍으로 방울방울 맛보던 막걸리에 취했던 아련한 추억이 아스라이 스칩니다. 유난히 화분 가꾸기를 좋아했던 어머니는 화분에 부추를 키워 따로 란처럼 꽃을 피우게 하셨었습니다.

 

일전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오다가 부추를 따로 가꾼 공원에 하얗게 소금을 뿌린 것처럼 하얀 별꽃을 활짝 피운 부추 밭을 지나며 사진을 담다가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부추 밭 옆에 커다란 밤나무가 있어서 이렇게 가을이면 탐스럽게 익은 밤송이가 벌어지고 부추 밭으로 떨어진 알밤을 줍기도 했습니다. 잘 못하다가 부추 밭 밟는다고 꾸중 들을까봐 까치발 들고 부추사이를 헤집던 기억들이 지금은 아련한 그리움이네요.

 

-부추는 육류의 냄새를 제거하고, 비타민 A와 C가 매우 많으며, 비타민 B1과 B2 등도 많이 들어 있어 예로부터 강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부추의 종자는 한방에서 구자라 하여 비뇨기계통의 질환에 이용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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