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가을풍경과 삶의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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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포토에세이[가을풍경과 삶의 반영]

나일까? 나였어? 나로구나!

파동 없는 호수는 명징함으로 비추는데

바람이 살랑거리거나

깃털하나 나풀거려도

거울 같은 호수는 일그러진다.

내가 심산한 것은

내 안의 어떤 바람도 아닌

내가 흔들어대고 있었다.

 

햇살에 비친 나뭇잎 실핏줄

잎맥을 돋보기로 보듯 투영된 모습에

햇살 앞에 나서며

적나라하게 나를 본 순간

재빨리 햇살을 치운다.

 

휴식은 반구저기(反求諸己)의 시간

현실의 삶은 나의 몫임을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랴

초록이 변하여 갈색으로 떨구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데

갈아입을 옷은 필요 없고

오로지 시간과 바람과 햇살과 물 

그대로 자연스러움이다.

 

다채로운 색의 조화처럼

인위적이지 않게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감흥을 주고 싶다.

 

4계절의 순환

1년마다 자신을 완전히 비워내며

새로움으로 채워가는 자연을 경외한다.

나만의 고집으로 낙엽 하나 떨어내지 못하고

덧덮어 나를 잃어가는 건 아닐까?

 

비로소, 

홀로 길 위에 서서야 

흔들리며 피우는 

마음의 꽃을

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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