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가을 여심-가을비, 봉화 축서사 가을풍경]

2012. 11. 6. 07:01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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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포토에세이[가을 여심-가을비, 봉화 축서사 가을 풍경]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담벼락에 써내려간 그대만을 위한

사랑시가 지워지기 전에

오소서!

사립문 활짝 열어 놓고

그대 맞을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가을 밤, 문득 소스라치듯

바람이 스치면 혹시나 그대일까,

그대였을까, 그대이기를 바라는 마음

가을 뜰에서 고개를 빼고 산 아래만 바라봅니다.

 

혹여, 그대가 오실까

늦은 저녁에 마당을 쓸어 놓았지요.

깊은 밤 발자국 남기며 홀연히 다녀가지 않았을까

여명이 밝아 와도 그대 흔적은 그 어디에도 없네요.

 

그대가 저 붉은 담장 너머에

까치발 들어 들여다보고 갔으리라 착각을 한답니다.

아침마다 붉은 낙엽이 나 뒹굴어 흩어진 것은

담장에 기대어 남몰래 마음만 놓고 간 것이겠지요.

 

빈 줄을 물고 있는 빛바랜 빨래집게는

긴긴 세월 비바람에 씻기움을 거듭하여

삭아 없어질 제 모습을 모르고

허공의 오선지에 아픈 선율을 그리고 있네요.

 

저 슬픈 멜로디가 들리나요?

내 안에서 울고 있는 또 다른 나의 애달픈 곡조랍니다

때론 양지 뜸에서 따스한 가을볕 아래

허락 없이 당신 어깨에 기대어

스산한 갈바람에게 내 마음 꺼내어

당신 귓가에 들려주고 싶네요.

 

어젯밤 창문을 세차게 두들기던 갈바람에

비라도 몰고 올까봐

우산도 준비 해놓았습니다. 

가을비에 젖기라도 하면 어쩌나

돌돌 말린 커다란 우산을 펼쳐

그대 오시는 동구밖까지 마중하려했지요. 

 

한없는 기다림에 하루가 저물어 버렸네요.

첩첩 산중 까지 찾아오시는 길

길이나 잃지 않을까

오늘도 마당의 은행나무에

노랑 등 밝혀 놓겠습니다.

-호미숙, 시집 속의 향기- 

 

-사진은 봉화 축서사 가을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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