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여행[서울숲은 사랑의 숲, 20대와 70대 사랑의 연인들 & 길벗 숙자매] 호미숙

2011. 11. 9. 10:08자전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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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홀로 떠난 자전거여행[서울숲은 사랑의 숲, 20대와 70대 사랑의 연인들 & 길벗 숙자매] 호미숙

 

날짜: 2011. 11. 8 화요일

자전거: 미니벨로 브루노(BRUNO) 빠시용(Passion)

주행거리: 천호동-광진교-강북(자전거도로)-뚝섬- 서울 숲-반포대교-서초동(지하철점프)-천호동 

 

어제의 남한산성과 양재시민의 숲 자전거 여행기를 두 편으로 나누어 쓰고 오후에 서울숲으로 향하는 길, 입동이라 하지만 날씨는 춥지 않았고 바람도 별로 없었다. 왠지 가을풍선이라도 가슴에 품었는지 자전거 속도가 평소보다 잘 나간다는 느낌이다. 등바람이라도 불어주는 걸까 이상하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자전거가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배처럼 길 위를 힘들이지 않아도 미끄러져갔다.

 

자전거 핸들의 무한 자유를 느끼곤 하지만 가끔은 목적지를 두고 떠나기도 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서울숲. 매년 계절마다 자주 들르곤 하기에 가을풍경을 이미 머릿속에 그려 넣고 떠났다.

 

사람들에게 가끔 질문을 받곤 한다. 왜 그렇게 힘든 자전거를 타세요? 그 질문을 받을 때 마땅히 정답이라고 내놓기 뭐하기는 하지만 '자전거는 행복의 메신저'라고 답한다. 현관 밖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어디를 가든 이미 들뜬 마음이고 무언가에 이끌림처럼 설렘이 앞선다. 가슴 벅찰 정도로 숨 가쁘게 또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페달을 밟아 두 바퀴로 달리면 그 곳이 어디든 간에 여행지다. 뭇사람들은 여행은 꼭 일정을 잡아 계획을 세워 떠나는 것을 여행이라고 하지만,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여행이 아닐까라고 말해주고 싶다.

 

목적지를 가는 동안 여정의 길도 여행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목적지 없이 훌쩍 나들이로 또는 산책으로 나서도 언제나 기쁨이 있어 좋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한다면 사진기가 있어 여행의 참맛을 몇 배로 즐길 수 있다. 지나치는 풍경을 담다보면 그 시간은 사진 속에 머물고 그 때의 기억과 그 때의 생각도 함께 담을 수 있어 훗날 언제든 꺼내봐도 그 때로 되돌아 갈 수 있다. 사진은 찰나의 역사이며 무언의 노래이고 빛으로 그린 시이기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순간 자연스레 어설픈 시인이라도 된다.

 

떠나는 동안에 자연에게 감동하고 자연에게서 삶의 이치를 깨닫고 되돌아오면 사진을 정리하면서 또 다시 자연 속에 들어가 자연인이 되어 자연을 예찬한다. 현실 속의 욕심을 버린 다는 것은 말로는 쉽지만 실천하기란 더욱 어렵다. 그러기에 욕심 자체를 자연 속에서 찾기로 했다. 더 많이 더 자주 자연 속에 들어가다 보면 내 안의 나를 버리지 않을까, 아니 내 안의 나를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여행하다가 길벗들과의 만남에서 낯설음을 떨치고 먼저 말을 건네면 누구든 거부하는 이를 못 봤을 정도다. 벽을 스스로 만들고 있었을 뿐이다. 내 벽을 깨치고 틀을 벗어나 체면도 버리면 이미 낯선 이와도 금세 가까워 질 수 있다. 서로 다른 모습일 뿐, 현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이 아닌가. 자연에서 자연스러움을 배우고 길벗에게서 타인의 삶을 배워 오는 여행길이 어찌 기쁘지 않으랴.

 

오늘 여행지인 서울숲에서 몇 사람과의 인연에서도 많은 것을 얻어 돌아왔다. 두 바퀴가 그리는 동그라미가 미지의 행복을 무한대로 이끌어 낸다.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그대로의 나를 자연 속에 안기는 것이 비움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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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동 광진교 위에서 내려다 본 강변 산책로를 사진에 담고 강변북로 자전거 길을 달려 성수대교 아래 서울숲으로 향합니다.

성수대교 아래 한강 변 도하터널의 멋스런 디자인

 

부부세요?

아녀 우리 연인 사이여! 70대에도 당당하게 사랑하라!

 

"혹시, 부부세요? 너무 다정해 보이십니다"

"아녀, 우리는 사랑하는 애인 사이여!"

'어머나 그러세요. 부부인 줄 알았어요!'

"우리 사귄지 5개월 되었어"

"이 나이에 행복하게 사는게 최고여"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해야지"

"자녀들 출가 시켰고 돈 벌려고 악착 같이 일하지 않아도 되니

이렇게 만나서 하루 종일 함께 지내는 게 낙이지..

행복이 뭐 따로 있나, 지금이 행복해야 하는겨~~"

"친구들 보면 혼자 되서는 외롭다고 하면서 짝을 못찾어

용기를 내야 혀, 누가 찾아 주는 게 아닌겨...."

 

두 어르신들은 사별로 인해서 싱글이 되셨다고합니다.

노인대학을 다니다가 우연히 사랑을 싹의 틔우셨다는 노년의 연인들

젊은이 못지않게 애정표현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마주 보고

할아버지 무릎에 누운 할머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아버지

어제는 양재시민의 숲에서 80평생을 함께 해로를 하시던 노부부를 만났고

오늘은 이렇게 노년의 사랑을 당당하게 하시는 어르신들을 뵈었습니다.

 

혼자는 외롭기에 짝을 찾는다는 것은 세상의 순리라고 하시던 어르신 말씀

누구나 행복해야할 권리를 찾아야 하는 거라고 하시며 다정하게 포즈를 잡아 주신 두 분

늘 지금처럼 행복하고 서로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사랑의 연인들

왼쪽은(24살 남, 20살 여), 오른쪽( 75세 남, 74세 여)

두 쌍의 연인 사이 빈 벤치가 50 년 세대 간의 간격을 둡니다.

왼쪽에 나란히 앉아 있던 젊은 연인들도 어르신들의 당당한 사랑에 대하여

정말 좋아보인다라면서 세대 차이는 있을지라도 사랑에는 나이가 없음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사진 허락 받았습니다)

 

길벗으로 숙자매가 되어 가을 화보를 찍다

(모델: 영숙, 현숙 카메라: 미숙)

 




서울숲에 가면 늘 가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은행나무 숲으로 우거진 곳인데

봄부터 겨울까지 늘 새로운 풍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명소이기도 하지요.

오늘도 어김없이 찾은 곳에서 사랑의 연인들을 만나게 되었고

중년의 여인들이 나무사이에서 거닐고 있어 몰카부터 했었습니다.

 

후에 허락을 받으려고 멋지게 나온 사진을 보여드리니

너무 잘 나왔다고 서로 반갑게 인사드리고 자연스럽게 사진을 더 부탁하고

여러 컷의 사진을 담은 다음에 잠시 인사를 나누다 보니

우리는 서로 이름에 숙자가 들어가는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올해 49살이고 두 언니들은 59살입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숙자매로 결성하고 수다가 이어졌습니다.

낯선 길벗이었지만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 되어 마음 문을 활짝 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리는 금세 언니 동생이 되었고, 자리를 옮겨 커피와 햄버거를 먹으며 아줌마들의

수다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우선 제가 자전거 타고 여행하고 다닌다고 하니 부럽다고 하면서

요즘 남편들이 아내들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줘야 한다며

언니들은 남편들이 아직 구속을 많이 한다고 제가 부럽다고 하셨지요.

우리들은 처음 본 사이었지만 이내 몇 년이라도 알고 지낸 사람처럼

깔깔거리며 남편 흉도 보고 아이들 이야기도 했습니다.

 

마침 자전거를 막 배우셨다는 언니가 더 배워서 함께 여행도 해보자고 하셨고

우리는 한 시간 넘게 서울숲의 가을 풍경을 배경으로 가을 화보도 찍고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즐거운 가을 수다를 한껏 풀고 헤어졌습니다.










 

서울숲, 가을이 머문 자리 평화입니다.

 

서울숲의 바람의 언덕에 있는 파란 조형물

마치 가을 하늘에 시라도 쓰는 중인 듯합니다.

  

엄마와 아가가 함께 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위용을 자랑하는 뿔을 세우고 따뜻한 햇살에 졸고 있던 사슴

 

빨강 전화박스 그리고 꽃사슴 먹이 자판기

 

 

자전거로 서울숲을 둘러보며

 

나비 정원 앞에 있는 초가 원두막

 

낙엽이 구르는 가을 길

 

 

층층 계단에 쌓인 노랑 은행잎

 

 서울숲 단풍은 꽃이 되고 꽃은 단풍이 되어 아름다워라!



 



  



 

 










꽃과 단풍이 화려함으로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색색의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서울숲, 11월의 가을 여유

 

서울숲 연못에는 가을풍경이 반영되어 데깔코마니로 멋을 더해주고

 

고층 빌딩 아래 은행나무 주변에 사람들이 가을 추억 만들기에 바쁘고

 

 

 

시간이 흐르자 여전히 은행나무 숲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자리를 바꿔 앉아 가을 이야기가 노랗게 물들고 있었습니다.

 

사슴들도 호숫가에 놀러와 목을 축이고

 

따사로운 늦가을 햇살 아래 호수에 비친 울긋불긋한 나무들에 초록이 번집니다. 

 

서울숲

http://parks.seoul.go.kr/template/default.jsp?park_id=seoul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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