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파스에 할퀴고 폭우에 휩쓸려 초토화된 한강의 가을-호미숙 자전거여행

2010. 9. 23. 09:21자전거 이야기/자전거랑(~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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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자전거여행[곤파스에 할퀴고 폭우에 휩쓸려 초토화된 한강의 가을]  

날짜:2010년 추석 9월 22일(수요일) 날씨:가을 폭우가 쏟아붓다가 그침
자전거:미니벨로(BRUNO), 빠시용(Passion)
주행구간: 천호동-암사생태공원-고덕언덕길(고덕생태공원)-미사리뚝방길(유턴)-천호동
주행거리:약(45km)  

아마도 이런 가을맞이 폭우는 처음인 듯하다. 하늘은 어찌 그리도 무심한지 양동이로 퍼붓는 가을 소나기가
위협을 느낄 정도로 내리는 것인지, 귀성길로 들떠 있는 사람들 마음을 헤집어 놓고 급기야는 곳곳에
큰 비로 피해를 입히고 이재민마저 발생한 2010년 최악의 한가위 명절
넉넉하고 여유롭고 풍성한 가을이기보다 오가는 동안 빗길에 노심초사 가슴을 애태운 시간들
지난 곤파스 태풍으로 뽑히고 부러뜨리고 꺾이고 초토화된 자연에 시뻘건 황톳물이 휩쓸어 간 자리
명절 분위기를 망쳐 놓은 하늘이 추석날 아침에는 그나마 잠잠해지고 흐린 하루를 시작했다  

명절 때마다 느낌은 평소와 다름없다는 것, 많은 사람들처럼 귀성길로 힘들어하지도 않고
찾는 손님으로 북적이지도 않는 그저 그런 아니 오히려 마음 한 구석 텅 빈 것을 재확인하는 명절
그래서 딱히 명절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상황이기에 조촐하게 아침을 보내고 홀로
자전거나 타고 자연 속으로 향했다. 햇살이 나길 바라면서 오전을 보내고 점심때를 지나도
하늘은 여전히 흐리고 찌푸린 채로 가을바람만 일으킨다
한강 변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는 동안 눈에 맞닥뜨린 것은 다름 아닌 지난 태풍과 홍수로 인한 자연재해  

그리고 고덕동 언덕길 가파른 내리막에서 자전거 사고를 보는 순간 또 한 번 가슴 쓸어내려야만 했다.
큰 사고인지 확인을 다 못했지만 이미 구급대가 도착해 있었고 사고 난 당사자들은 무릎에 붕대를 감았고
또 한 분은 발목에 두른 붕대 위로 피가 흥건히 흐르고 있었던 것을 보았다.
늘 위험하게 설계된 자전거도로를 보면서 질주감은 느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사고가 예견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자전거도로는 아직 겨울철 운행을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겨울철이 오면 또 얼마나 많은 사고가
도사리고 있을지 겁이 날 정도다. 자전거도로 담당을 하고 있는 곳에서는 이곳에 좀 더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사고를 보고 달리면서 마음 한편 같은 자전거 매니아로 마음이 아프고 빨리 쾌유되길 바래본다 

고덕생태공원에 들러 야생화를 종류별로 보이는 대로 사진기에 담고 미사리로 달려간다. 헉! 이미 곤파스로
쓰러진 나무들을 많이 보았지만 한강을 따라 달려 미사리 끝까지 가보니 그 피해가 정말 말이 아니었다
지난밤의 국지성 호우로 인해 한강물은 이미 붉게 흙탕물로 들어차 무섭게 흐르고 있었다.
가는 동안 부러진 나무들을 사진기에 담으며 그동안 느꼈던 자연의 아름다움보다 자연의 무서움을 확인한
자전거 여행이었다  

가을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내내 본 풍경을 가슴을 쓸게 할 정도의 초토화된 풍경이었기에 평소에 행복한
자전거 여정이 아닌 또 다른 느낌으로 자연에 대한 보잘것없는 인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암사생태공원의 가을풍경, 억새밭 속의 연인들-

암사생태공원 습지 나무들은 많이 부러졌지만 그나마 억새밭은 가을을 맞아 분위기를 한껏
가을풍경을 그려놓고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했다. 추석 연휴를 이렇게 한가로이 가을 풍경 속을
거니는 풍경은 여유롭고 아름다움으로 담을 수 있었다
막 꽃을 피우려는 억새가 흐린 가을을 청소라도 하듯 바람으로 쓸어주고 있는 풍경이
그저 아름답기만 하다. 이럴 때 햇살 한줌이라도 비췄더라면 은빛 출렁임을 보았을 텐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자전거 페달에 힘을 준다 

 -구리암사대교 공사 중-
구리암사대교 공사 구간을 지나 오르막을 끙끙 올라서서
흙탕물로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내려다본다

-구암정-바위절터-

백제 불교의 효시인 백중사가 있던 자리이다. 강동구 암사동 굴바위마을에 있었던 서원. 1667년(현종8)에 광주 지방 유림의 공의로 이집, 이양중, 정성근 등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위패를 모셨다.강동구 암사동 강변 산중턱에 있었으며, 숙종 때 구암서원이라는 사액을 받았으며  배향위는 둔촌(遁村) 이집(李集)을 비롯하여 석난(石灘) 이양중(李養中), 승지(承旨) 정성근(鄭誠謹), 수몽(守夢) 정엽(鄭葉), 추탄(楸灘) 오윤겸(吳允謙), 소암(疏庵) 임숙영(任叔英) 등 여섯 사람을 배향하였다.
암사동을 지나 고덕동 언덕길에 위치한 암사취수장 옆에 구암정 바위절터가 있다 

-자전거 사고 목격-

늘 자전거사고는 어디서나 도사리고 있는 것. 오늘도 명절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나들이를
하고 있었는데 그만 사고현장을 목격하게 되었다. 내리막길의 위험한 구간, 앞으로 결빙이 되는 겨울철에는
이 길이 얼마나 더 위험할지 상상만 해도 걱정스럽다. 자전거 타는 사람도 도로를 관리하는 관계자들도
이 길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빨리 달리지 못하도록 빨래판 형식으로 해 놓으면
어떨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고덕생태공원 둘러보기
주변에 자연적으로 생겨난 넓은 모래톱이 있어 새들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지역.
조류관찰소가 설치돼 있어 가까운 거리에서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조류뿐만 아니라 희귀한 식물과 곤충도 서식해 아이들의 다양한 생태학습 체험이 가능하다.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요금 무료 찾아가는 길 올림픽대로 미사리 방향 하일I.C 500m 
 문의02-426-0755, hangang.seoul.go.kr
자전거로 미사리 가는 길에 있으니 안쪽으로 꼭 들어가 관람해보세요
아이들과 함께 오시면 자연학습지로 좋은 공간입니다 


고덕 생태공원에 들러 한 시간여를 둘러보며 이름 모를 야생화를 담아 본다
늘 스치며 보는 꽃들, 오늘은 자세히 카메라 속으로 당겨본다

뱜 조심 ㅎㅎㅎ
사진을 찍으면서 혹시나 뱀이라도 보일까봐 소리를 내서 휘휘 저어보았다
어릴 적에 뱀이야 뭐 그다지 무서운 것은 아니지만 서로 불편한 관계니 만큼
피하는 게 상책 ㅎ

일찍 서두른 갈잎과 자전거를 세워두고 ..

이곳에 고라니라도 살고 있는지 진흙에 새긴 발자국이 선명하다
고양이나 개의 발자국과는 전혀 다름을 알 수 있다

 

꽃 전용 렌즈로 찍었으면 더욱 아름답게 담았을 텐데.
표준렌즈로만 담아서 아쉽다-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자갈길로 쓰러진 억새, 특히 붉은 억새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으로 본 곤충인데 억새를 끌어안고 무엇을 하나 자세히 보니 작두처럼 생긴 턱으로
줄기를 잘라내고 있었다. 이 곤충 이름을 알지 못하지만 사진 촬영하느라 여러 번 억새를
잡아 흔들어도 조금도 움직임 없이 꿈적도 하지 않는다
이 곤충을 아시는 분 이름 적어주세요

억새가 파마라도 하고 나오는지 꼬불꼬불 라면모양이다 ㅎㅎㅎ 

곤파스에 할퀴고 폭우에 휩쓸려 초토화된 한강
 
 
 
 

 

지난 곤파스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 사진으로 담았지만 그 처참함을 직접 눈으로 봐야 제대로 알겁니다
한강을 흐르는 흙탕물에 그동안 아름다움보다는 두려운 장면으로 다가왔다

미사리 언덕길을 지나  

팔당대교 아래쪽까지 가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동안 미사리에 흐르는 개울가도
흙탕물이 콸콸 쏟아져 흐른다
이쪽 길을 달리다 보니 맞은편은 홍수로 이렇게 둑방길이 유실되었다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 온 쓰레기들이 이렇게 섬을 만들어 집을 세웠다 

 
붉은 강으로 변한 한강을 자전거로 달리는 사람들.  


자전거 도로 위에 커다란 나무가 뿌리째 뽑힌 채로 누워있었다 


암사대교 아래 흥건히 고인 빗물 위를 조심스레 달리는 자전거 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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