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생활(5)
-
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54일 차) (사진-기와 지붕 위의 비둘기)
사진-기와 지붕 위의 비둘기- 이병 원에게 토요일 새벽이란다. 원이 막 기상 나팔따라 잠을 깰 시간이네 지난 한 주 어찌 지냈니, 자대 배치 받고 두 세번 통화밖에 못하고 다시 훈련에 들어가 아직 소식이 없구나 원아 훈련 할 때 감기는 걸리지 않았는지, 엄마가 보내 준 소포는 잘 받았는지 여러모로 궁금하지만 원이가 시간 나는대로 전화 줘라 면회 날짜를 고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을텐데 훈련 마치는대로 알려주렴, 놀토요일에 원일이랑 함께 움직이도록 할게 참 오늘이 공주에 사는 원준이형 결혼식이란다 엄마는 강의 때문에 가지 못하고 원일이는 삼촌이랑 함께 다녀온다고 했어. 마침 오늘이 놀토더구나 원이도 후에 전화 할 수 있음 공주 큰 아버님께 안부 전화좀드리고 특히 큰 어머니께서 원이 군에 입대한 것을 무척 염려하..
2010.12.06 -
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51일 차) 사진(물에 뜬 단풍)
사진-물에 뜬 단풍 이병 원에게 의젓한 성년도 되고 멋진 군인으로 장성한 아들 원아 자대 배치 후 적응하는 데 좀 시간이 걸리겠구나 아픈데는 없이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네 서울은 예고도 없이 비가 흩뿌리고 있어 원이는 혹여라도 야외훈련으로 이 비를 맞지나 않는지 염려가 되는구나, 감기 조심하고 안전에 안전을 하길 바래 엄마도 변함없이 자전거와 활과 사진기 들고 다니면서 하루 하루 기록도하고 에피소드를 만들어가지 또한 그렇게 다니다보면 깊은 생각에 빠지기도 해 그럴땐 집에 돌아와 몇줄의 글을 쓰면 하루가 마감되지 우리 원이 면회하는 날 할 말 무지 많게 만들려는데 ㅎㅎ 암튼 이번 주 일요일에도 국궁대회가 있어 바꾼 활로 열심히 연습중이다. 그젠 대회가 열릴 오목교 아래 영학정까지 가서 연습을 했고 어제는..
2010.12.03 -
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48일 차) 사진(단풍-양재시민의숲)
-양재시민의숲-단풍- 성년의 날을 맞아 원아 축하한다 원아 오늘 벼락도 때리고 천둥도 쳤는데 훈련을 잘 마치고 쉬는지 모르겠구나 아까는 원일이랑 오래 전 앨범을 뒤적이며 우리의 추억을 떠올렸단다 원이의 태어날 때부터 정리된 앨범을 보면서 아기 때 너무도 이뻤다면서 원일이가 그러더구나 훈남 아가라고 ㅎㅎ 아장아장 막 걸음마 사진과 개구쟁이 사진들을 보면서 아빠와 함께 원이가 활짝 웃는 사진을 보게 되었지 아빠를 닮아 더욱 멋진 원인데 스무 살 성년이 되었는데 축하해줄 아빠가 없으니 마음이 짠하구나 꽃다발과 축하주를 건배 해야 하는데 이렇게 멀리 있어 편지로만 하게 되는구나 원아 우리 현실을 직시하자 돌아가신 아빠를 그립다해서 만나 볼 수 없으니 마음으로 간직하고 너와 내가 있는 지금 이곳에서 성실하게 웃음..
2010.12.02 -
군에 간 아들에게 쓰는 편지(군 입대 47일 차) 사진(가을풍경-낙엽과 화살표)
-낙엽과 화살표-사진 이병 원에게 원아 아름다운 봄날이 이어지는구나 훈련에 돌입했을 텐데 어찌 지내는지 궁금하구나 훈련 중이라 전화도 못하는 거 같네 엄만 이번 승단대회에서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해서 제대로 대회도 치르지 못했단다 살다보면 모든 것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란 것을 알기에 지난 일에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어 하지만 최선을 다한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단다 새로 바꾼 활이 아직 익숙치 않고 그간 엄마가 쉰 상태여서 활 자세가 많이 틀어져버렸구나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기로 했단다 내일도 서울 친선경기가 있지만 그곳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그곳에 가면 또 욕심에 흐트러진 자세로 활을 낼 거 같아 가지 않기로 했어 대신 자전거 타고 남산 가서 열심히 습사하기로 했단다 원아. 6..
2010.11.25 -
군 입대 9일차 -봄빛 같은 초록 아들, 원에게(아들에게 쓰는 편지)
몽촌토성 왕따나무 호미숙자전거여행(오픈캐스트발행) 구독해주세요 봄빛 같은 초록 아들, 원에게 어제의 풍경에 오늘을 덧칠하니 초록이 점점 짙어 가고 초록에 뿌려진 색색의 꽃들이 지천으로 피워낸 한강의 둔치 강물 위에 피어오른 노을이 후리지아 꽃 비늘로 여울진다. 초록 가운데 낮은 키로 자란 민들레 꽃이 눈에 띄어 아들 원이가 거수경례라도 하듯 반기는구나. 원아 너를 102보충대에 입소시키고 오던 날 네 마지막 모습은 마음 깊이 새겼단다. 꽃피는 봄에 군에 간 원이는 어떤 꽃으로 비유할까 생각해보면 보랏빛 등나무 꽃이란 생각이 든다. 제 몸을 뒤틀어 오르고 오르는 등나무는 그늘을 드리고자 그토록 긴 세월을 비틀었는지 모른다 푸른 지붕을 만들고 보라 송이를 주렁주렁 매달아 포도를 연상케 하지, 등나무 아래는 ..
201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