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자전거여행[올림픽공원의 가을, 황홀경 속으로 라이딩]

2010. 11. 10. 08:16자전거 이야기/자전거랑(~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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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숙 자전거여행[올림픽공원의 가을, 황홀경 속으로 라이딩]

주행일자: 2000년 11월 8일 (화요일) 날씨: 제법 쌀쌀, 계절의 교차로
자전거: 미니벨로 브루노(BRUNO) 빠시용(Passion)
주행구간: 천호동-올림픽공원  

올림픽 공원을 향하는 길에도 불이 나고 공원에도 새빨간 불길이 붙어 활활 타고 있는
가을불 속으로 달려간 자전거 빠시용.
오늘따라 빨강이 빠시용도 불 속을 달리면서 한껏 가을답게 멋스러운 맵시를 뽐내준다  

색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올림픽공원의 커다란 화폭
물감이라도 싣고 가던 비행기에서 쏟아져 내렸을까, 알록달록 사람들의 가슴까지 물들여 놓고
감동 자체를 선사하고 있었다.  

속살을 살짜기 비추면서 맑고 투명한 색으로 비추는 단풍잎들..
망사옷 걸치고 사뿐히 지나가는 가을 여시 같아라  

오늘은 특별히 출사를 나왔던 구리시 모임의 회원들과 잠깐 함께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자전거 모델을 해주신 총무님, 감사드립니다
지천에 널린 가을, 가장 추운 가을 아침이라는 오늘
그 쌀쌀함마저 뚫고 자전거 탄 사람들은 자출을 하겠지요
이정도 추위쯤이야,,
가을을 좋아하고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거뜬히
가을에 흡입되어 한 폭의 풍경이 될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 운행을 바라고
차가운 갈바람에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가을의 창을 열고
homihomi-호미숙

여름부터 열어 놓은 창, 닫히지 않은 채 열려 있다
방안에 한 발 선뜻 들이민 가을 바람
한기를 느낀 중년 여인
옷매무시는 고쳐도 창을 닫지 않는다
-주방에서 끓는 물주전자가 휘파람을 분다-

얼음을 띄워 마시던 커다란 머그컵 대신
커피를 따른 자그마한 갈꽃무늬 찻잔을 들고
창가를 서성이며 창 밖 풍경에 초점을 맞춘다
가을 하늘의 깊은 투명함에 빛나는 눈빛 아래
여인의 눈그늘이 유난히 짙어 초췌하다
-다 마신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깊은숨을 내쉰다-

갈 물이 오르는 공원 나뭇잎의 떨림에
기억 저편의 시공간을 넘어 달려가고
한 잎의 가을을 눌러 놓던 소녀의 꿈은
책갈피를 뛰쳐나와 가랑잎으로 뒹군다
여전히 소녀이기를 갈망하는 중년 여인
-언젠가 느껴보았던 그 느낌 그대로다-

급히 서둘러 카메라 렌즈의 줌을 당겨
창밖 풍경은 찰나에 정지상태
가을을 담는 셔터 소리에 놀라 눈을 깜빡이고
지나온 세월이 순간 열렸다 닫힌다
서늘한 공기가 몸을 에워싼다
-여인의 기억 속에서부터 가을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호미숙의 시집 속의 향기-
 

- 가을을 전시합니다-

불붙은 단풍터널

불구경에 넋을 놓습니다

떨어진 불씨들도 꺼질 줄 모르고 별모양으로 뚝뚝

가을호수에 고요한 물결에도 불을 품고

도심의 가을은 사람들의 발길을 밖으로 밖으로

몽촌토성 세 그루의 호위병도 나 몰라라 가을을 만끽 중

걸음걸음 옮길 때마다 가을물을 묻혀 거니는 사람들

가을 전시회에 나선 노랑잎을 풍성하게 펼친 나무

 

녹슨 쇠사슬마저도 갈색으로 낙엽과 함께 전시되고

쇠사슬 프레임 속으로 가을풍경을 당깁니다

 

커다란 쇠사슬과 앙증맞은 빨강이 빠시용

 

자전거를 배우는 초보 여성라이더들도 갈옷을 입고 라이딩 중

한적한 벤치에서 자전거랑 휴식을 취하던 가을 나그네

빼놓을 수 없는 가을우수가 깃든 낙엽과 벤치

가을이 머문 자리 흩어져 날리는 단풍이 파란 하늘에 수를 놓고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 빨강이도 낙엽이 되고

붉은 별을 뿌려놓고

가을을 밟으며 바스락, 가을 속삭임

노랑 도화지에 찍어내고 있는 가을 판화

그늘 아래, 해와 맞서 가을을 담는다

가을 길에 접어든 엄마와 아이.

색색의 아름다움에 환하게 까르르

올림픽공원의 다채로운 가을풍경

쿡 찍어낸 빨강 단풍 하나

유난히 돋보이며 맑은 속살까지 보여준다

고요한 물속까지 가을이 번지고

은행나무 가로수 아래 몸을 움츠린 여인은 노랑 발자국을 새긴다

두 바퀴로 써가는 가을 노래,

언덕 위에 떨어진 가을이 바싹 마르기 전에 가을향기를 맡는다

짧은 가을, 가을에 녹아 내린다

정자의 붉은 기둥 뒤로 가을 길에 서 있는 사람 하나

세 개의 가을풍경을 연이어 붙이고

알록달록 물든 가을 길을 달려가는 가을 라이더

노랑 채색 아래 빨강이와 가을을 닮은 여인

가을 풍경 속으로

가을이 된 여인의 행복한 미소가 아름다워라 

원본 주소-http://homihomi.tistory.com/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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