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자전거랑 사진여행[태양은 가득히-미사리 조정경기장을 다녀오며]

2011. 4. 1. 07:00자전거 이야기/자전거랑(~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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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자전거랑 사진여행[태양은 가득히-미사리 조정경기장을 다녀오며]

날짜: 2011. 3. 31 3월의 마지막 날 날씨: 포근하고 흐린 봄날
주행구간: 천호동-암사생태공원-고덕 고개-미사리 조정경기장 왕복
주행거리: 43km 

요즘 자전거는 어쩌다가 날개를 펼치고 있어서 미안한 마음에 모처럼 봄볕 아래를 달려본다. 시간이 오후 4시경이라 멀리 가지 못하고 근거리인 미사리나 다녀올까 생각하고 암사생태공원을 지나 길고 긴 고덕동언덕을 올라서 다운 힐의 스릴 만끽까지,,, 

자전거의 묘미가 이런 게 아닐까, 끙끙대고 거친 숨 몰아쉬며 올라보면 그 보상이라도 주려는 듯 내리막을 시원스럽게 내달릴 수 있는 것, 높은 산의 계곡처럼 삶의 요동치는 굴곡선 

구름도 한 점 없고 뿌옇게 흐린 하늘에 그나마 덩그러니 햇살을 비추며 등을 떠밀어 주고 미사리를 향하는 한강변에는 지난 곤파스로 스러진 나무들은 긴 머리카락을 강물에 담근 채 굽힌 허리를 일으킬 줄 모르고, 그래도 모진 생명이라도 파릇한 연초록 물을 들이켰는지 봄물이 오르고 있었다. 

오늘은 특별히 왕복 거리 해봐야 40KM 정도 밖에 되지 않기에 여유롭게 가면서 사진을 담는다. 특별한 목적은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멋진 석양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한 막연한 상상뿐, 한강변에 홀씨를 날리고 있던 박주가리를 보자 물 만난 고기처럼 카메라 셔터 누르기 바빴고, 이리 저리 연출을 해보면서 나름 환상의 작품을 건지려 아마추어 사진가 길 위에서 쇼를 펼친다. 때마침 자전거를 타고 가던 일행들이 내 행동을 보면서 힐끗, 바라보고 간다,  

하하, 이정도 체면이야 좋은 사진만 건져지길 바람만 가득할 뿐, 미사리 조정경기장에 도착하니 평소 가던 정문 쪽이 아닌 후문 뒷길로 들어서서 넓은 물 운동장을 보자 벌써 황금색 석양이 전체를 물들이고 있었다. 드디어 행운을 잡았다라고 생각하면서, 이리저리 배회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한 여학생이 열심히 노를 저어 오고 한 쪽 길에서는 자전거 탄 코치님 비슷한 분이 큰소리로 동작을 가르치고 있었다. 황금 노을이 길게 드리운 찰나를 잡아 찍으면서 한 손으로 자전거 핸들 잡고 한 손으로 카메라 셔터 누르면서 코치 뒤를 따르며 연속촬영을 계속 했다. 좋은 사진 한 장 건져지려니.. 내심 기대를 하면서.  

그렇게 얼마나 머물렀을까, 서녘으로 넘어가던 햇덩이가 서둘러 안녕을 고하려는 듯, 사진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집으로 향하는 길, 등을 떠밀던 태양은 붉은 색으로 갈아입고 한강물에 용암이라도 일으켜 출렁이고 있었다.  

나만의 포인트 한 곳이 있어 속도를 높여 급히 달려가 한강 변에 자전거 세우고 실루엣으로 드리운 아차산 뒤로 숨는 붉은 해를 담는다. 낮은 포복자세로 강물을 앵글로 끌어들여 마치 일본의 10미터 핏빛 용암 해일이 덮쳐 오는 풍경을 담는다.  

짧은 시간 해넘이를 담느라 마음은 급한데 원하는 사진이 담기지 않았다.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그래도 카메라 화이트밸런스를 바꿔가며 붉은 강물을 푸른 강물로 바꾸어 담았다.

붉었던 용암은 금세 짙은 강물로 색을 바뀌자 오늘도 모델이 되어주고 날갯짓까지 수고한 꼬맹이 미니벨로 브루노에 페달을 밟아 또 한 번의 긴 오르막을 올라 내려와 3시간의 자전거 여정을 마친다. 3월의 마지막을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태양을 따라 간 곳에 멋진 풍경이 선물을 풀어 놓아 그지없이 행복하게 3월을 마무리 했다.



 
 
비운 다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이 아니라 이미 꽉채웠기에 스스로 넘침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이미 함지박 같은 빈 바구니는 지난 가을의 풍요를 가득 채웠다가 텅 비워내어 바람을 글어 담고 있었다.
이 식물 이름을 몰라 여러사람에게 물어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시골에서 흔히 보던 식물인데,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자전거 도로 옆에 박혀 있던 새빨간 막대.. 어떤 연유에 여기에 있었을까.
 
초록물결에 일렁일 때마다  봄 기운이 훅 끼치며 낮은 자리부터 초록으로 번진다.



 
 
 
 
 
 
 
 
 
 


 
홀씨를 퍼뜨리고 있던 박주가리를 만나 연출 쇼를 펼쳐보고..
 
미사리 비닐 하우스 단지도 금빛으로 덮혔다.


 


 
 
 
 
 
황금빛 윤슬을 반짝이며 눈부심 속에 금빛 물길을 가르며 노를 젓던 카약 선수들


 
생강꽃인지 산수유인지.. 노르스름하게 수채화를 그리고 있던 조정경기장
 
시드니 범선 카페가 노을 빛에 반사되고..
 
 
미사리 아우토반을 달려오던 자전거 라이더.. 사진 찍습니다~ 감사합니다~ 소리 치는 순간 휙 스쳐간다.

 
 
나만의 포인트 그자리에 다다르니 용암 해일이 덮칠 듯이 달려온다


 
 
짧은 해넘이 시간에 연출샷에 바쁘다 바뻐..


 
 
자전거는 내 친구 행복의 메신저


 
뿔을 세우고 마치 강물이라도 건널 것처럼 강을 응시하던 자전거 핸들
 
이미 해는 지고 붉게 물들었던 강물 색이 탁히지자 바로 설정 바꿔서
 
푸른강을 만들어 본다
 
강동대교의 길다란 곡선의 맵시도 담고
 
곤파스에 부러진 나뭇가지, 지난 해의 아픔을 고스란히 남긴 상흔의 나무

원문보기-http://homihomi.tistory.com/650

역시 자전거는 행복의 메신저. 안라, 즐라 즐거운 자전거 생활 ~~추천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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