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아줌마 홀로 자전거여행[순천의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시내버스에 자전거 싣는 넘치는 인심]

2011. 12. 9. 12:15자전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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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agan.or.kr/site/home/ 낙안읍성 홈페이지

 

아줌마 홀로 자전거여행[순천의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시내버스에 자전거 싣는 넘치는 인심]

 

여행날짜: 2011. 12. 7~8

여행구간: 순천 (낙안읍성, 순천만),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죽녹원)

1일차 동서울터미널-순천(버스점프)-낙안읍성-청암대(순천시내버스점프)-순천만-순천(숙박)

2일차 순천터미널-광주터미널-담양터미널(버스점프)-담양메타세쿼이아길-죽녹원-담양터미널-광주문화정류소(버스점프)-광주아문단 홍보관(쿤스트할레)-광주터미널.동서울터미널(버스점프)-광진교-천호동 귀가

자전거: 미니벨로 꼬맹이 브루노(BRUNO) Passion

 

-순천으로 향하다-

순천여행은 사실 어떤 계획보다도 즉흥적인 발상이 큰 편이었습니다. 12월에 들어서면서 안양예술의 공원을 다녀온 뒤로 자전거를 탈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기 때문입니다. 특히 12월 13일에 있는 ‘블로거 취재 사진전’이 있어 파워블로거얼라이언스 회원들과 사진전 준비로 몇날 며칠을 사진 선정하고 편집하느라 날을 하얗게 지새우며 작업을 했었습니다, 자세한 취재사진전 내용은(http://v.daum.net/link/22576168) 보시고 오실 수 있는 분 오세요.

 

마침 12월 8일에 광주 아문단 이병훈 단장님과 ‘2013년 아문단 조성산업 주요 현안 설명회’가 있었기에 8일 새벽에 어차피 광주로 떠나야할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사진정리를 마치고나니 훌쩍 떠나고픈 충동에 떠나던 날, 새벽까지 페이스북에 광주에서 가까운 곳 여행지를 질문하고 교통편과 취재시간에 맞춰 여행할 곳을 찾아본 결과 순천으로 결정을 졌습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순천으로 향하는 첫 버스는 8시 10분이기에 광진교를 건너 동서울터미널까지 자전거를 타고 도착하자 시간이 여유로워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따끈한 우동으로 든든히 요기를 하고, 3시간 40분 거리인 순천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순천 낙안읍성 가는 길-

순천에 도착하자 세기의 길치 호미 아줌마 또 물어물어 낙안읍성을 향했습니다. 순천은 오래 전 국궁대회로 한 번 와봤지만 그때는 인향정의 국궁대회 참여만 했었을 뿐 여행을 하지 않았기에 초행길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낙안읍성까지는 22km 정도였지만 순천시내 복잡한 도로를 통과해서 청암대 3거리부터 여유롭게 한적한 도로를 접어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홀로 여행자답게 질주가 아닌 느긋함과 느림이 전해주는 순천의 초겨울 농촌들녘과 지나가는 풍경들이 전해주는 아기자기한 순박한 시골이야기를 느끼며 달릴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아랫녘이라 그런지 겨울다운 바람은 없었고 청암대 3거리 가로수인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붉은 바늘을 떨어내 주단을 펼쳐 놓은 길을 지날 수 있었습니다. 앙상해진 나무들과 빛바랜 갈색 숲, 다 거두지 못한 고추 밭의 마지막 고추들이 배배꼬여 몸을 비틀어대고, 밭두렁 언덕에 누렇게 익은 늙은 호박이 이곳저곳 흩어져 주인의 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햇살 한 점 없는 흐린 날, 시골 국도를 자전거로 달리는 사람은 저뿐이었습니다. 한적한 농촌 도로를 달리고 있는 제 모습이 신기했는지 지나가던 차량들이 속도를 낮추고 힐끔 쳐다보고 어떤 분은 파이팅을 외쳐주기도 합니다.

조용한 산길을 접어드니 산 중턱 어느 마을에서 들려오는 점심시간을 알리는지 수탉의 훼치는 소리, 어느 집 개가 컹컹 짖어대고, 소를 키우는 농가에서 음머~ 소울음 소리, 정겨움이 넘치는 고향의 소리와 고향의 두엄냄새가 겹쳐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며 콧노래를 부르며 자전거 페달만 연신 밟았습니다.

 

타작을 마친 빈 들녘엔 짚가리가 세워졌고, 도로 주변에 빨간 열매를 다닥다닥 맺혀있는 마가목은 이미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든 듯 빨간불을 밝혔습니다. 때 늦은 봄을 대표하는 꽃들인 진달래와 개나리, 제비꽃을 닮은 연보라 꽃이 숨어 피어 홀로 여행자의 적적함을 달래주고 앵글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겨울을 알리는 동백꽃도 진분홍빛으로 활짝 피워 두 바퀴를 세워 잠시 머물게 합니다.

 

낙안읍성을 향하는 마지막 고개인 불재를 넘어설 때 아득하게 느껴졌던 높게 보였던 고갯길도 꼬맹이 미니벨로 힘차게 올라서고 긴 내리막 도로를 미끄러져 내려 올 때는 희열과 기쁨이 충만하여 마치 낙안읍성에서 외로운 여행자를 흡입하듯 빨려 내려갔습니다. 내리막의 정점에 다다르자 오밀조밀하게 초가들이 들어선 낙안읍성에 입성했습니다.

 

낙안읍성 매표소에 서울서 자전거여행 왔다고 하니 관리원 아저씨가 혼자 왔나며 놀라시고 반갑게 맞아주며 낙안읍성 홍보를 잘 부탁한다며 순천시민으로 인정해서 할인 받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드넓게 펼쳐진 전통 가옥과 과거 속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 어릴 적 내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다양한 초가마을과 조선시대의 생활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민속마을 중에 유일하게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으로 조선시대 전통마을을 재현한 곳입니다. 특히 낙안읍성은 280여동의 초가집과 우리 선조들이 살던 모습 그대로 120 세대 230여명의 주민들이 농사를 짓고 살고 있는 모습 그대로입니다. 동편제의 거장 국장 손만갑 선생과 가야금 병창 중시조 오태석 명인이 자란 곳이고, 전통 유.무형의 문화가 숨 쉬는 곳이며, 후예들이 펼치는 판소리와 가야금병창, 국악, 농악놀이, 수문장교대의식, 서당, 짚물. 대장간간 등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제가 도착해서 둘러보는 동안에도 곳곳에서 이엉을 얹어 지붕에 새 옷을 입히고 있었습니다.

 

-순천의 인심으로 시내버스에 자전거 싣는 행운아-

낙안읍성의 성곽에 올라 한 바퀴 둘러보고 읍성 안의 마을길도 거닐어 보며 사진을 담다보니 벌써 오후 3시를 넘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서둘러야만 순천만을 가 볼 수 있는데 아무리 계산을 해도 해가 짧은 겨울 하루에 안에 순천만에 들러 풍경을 담기엔 부족해서 택시라도 이용할까하는데 택시 사무실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결국 아줌마의 특유의 필살기인 넉살로 순천시내버스 운전기사께 부탁해서 자전거를 68번 버스에 싣고 가게 됩니다. 일전의 여행지에서 시내버스에 자전거 싣던 경험을 이야기 해주니 선뜻 흔쾌히 허락해주시면서 절대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를 하십니다. 7일은 순천의 아랫장에서 5일장이 있는 날로 낙안읍성에서도 이미 승객들이 자리를 다 차지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서울서 여행 차 왔다는 소리를 듣자 어르신들도 웃어 맞이하시고 운전기사의 너스레가 이어집니다.  13년간 순천에서 버스 운전을 하면서 시내버스에 자전거 실어 달라는 사람도 처음이고 실어주는 것도 처음이라며 승객들과 한판 웃음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남도 땅에 내려오는 일화를 전해주던 아저씨, "순천서 얼굴 자랑하지 말고 여수에서 강아지도 천 원짜리를 물고 다닐 정도니 돈 자랑 하지 말고 벌교에서는 주먹 자랑 하지 말라"는 말씀을 해주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 자리에서 갤탭으로 사진을 찍어 순천의 인심을 홍보하겠다고 하니 기사님은 한술 더 떠 명찰까지 보여주며 순천 홍보에 여념이 없으십니다. 최초 연안습지인 순천만에서 2013년에 펼치는 ‘국제정원박람회’가 있으니 널리 홍보해달라고 부탁하고 덧붙여 순천에 여행할 때 구경만 하지 말고 꼭 순천 음식을 먹고 가라는 부탁까지 홍보해달라며 불재 고개를 내려 청암대 3거리에서 하차해서 직진하면 순천만 가는 지름길까지 안내해주셨습니다.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순박하고 정이 넘치는 순천사람들의 인심을 확인하고 아쉽지만 승객 어르신들과 인사를 하고 기사 아저씨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동신교통 68번 버스 임우현 기사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순천 홍보 많이 하겠습니다.

 

다음 여행기로 이어지는 순천만 드넓은 갈대숲과 밤길을 달려와 배고픔을 달랜 순천 아랫장의 유명한 국밥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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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요기로 따끈한 국물의 우동 한 그릇

 

순천행 고속버스 짐칸에 자전거 싣고

 

-순천터미널 도착-

 

순천시내를 벗어나 청암대 3거리부터 반기는 붉은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빈 들녘과 메타세쿼이아 길

 

 

붉은 동백꽃과 제비꽃이 반기는 고갯길 불재를 넘어서며

 

-낙안읍성에 입성-

 

 

 

1일 순천시민이 된 홍보대사? 할인권으로 입장

 

 

 

 

낙안읍성의 동백꽃의 낙화

 

 

 

 

이엉을 얹는 풍경

 

 

낙안읍성의 성벽

 

 

 

 

관허에서

 

 

낙안읍성에서 본 겨울의 진달래

 

 

 

 

 

 

 

 

 

 

 

 

 

 

메주를 만들고 있던 낙안읍성 어느 집

 

 

낙안읍성 매표소 안에 세워놓았던 자전거

 

용마름

 

성곽을 거니는 관광객들

 

 

 

순천 시내버스 68번 임우현 기사님의 친절로 자전거를 싣고 이동

 

 

-페이스북에서 도움을 받고 순천여행 생생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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