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빛이 눕는 시간 마음도 황금빛으로 따라 물든다]

2011. 5. 12. 09:13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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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숙 포토에세이[빛이 눕는 시간 마음도 황금빛으로 따라 물든다] 

 

세계대백제전이 개최되는 백제의 도시
부여와 공주를 1박 2일로 여행
부여 정림사지 5층 석탑을 둘러보다 발견한
강아지풀 군락

그리고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던 시간
몽환적으로 펼쳐지는 빛의 황홀함에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 본다 .

 

뜨거운 여름의 절정
8월의 태양이 이글거리다가
제풀에 꺾였는지
스스로 열기를 거두고 뉘엿뉘엿 서녘으로 눕는다 

여행자의 지친 발걸음이라도 쉬려
긴 의자에
드러눕기라도 하려 했건만
나보다 먼저 누워버린 나무 그림자 

 둥근 곡선으로 그어진
언덕 길 따라
백제의 절터를 거닌다 

1400전의 혼과 넋
땅은 그 지리에 변함없이 있건만
그때의 사람은 오간데 없고

21세기
활을 쏘는
한 여무사가 그 위에 섰다 

 강아지풀 털북숭이가
백제 군사들이 휘두르는 칼처럼
은빛으로 날카롭게 빛난다

때론
한 무리의 궁사들이 쏘아올린
빗발 친 화살 날개깃처럼 반짝이며
적군을 향해 쏟아지는 듯하다 

   

지휘자의 지휘봉을
번쩍 치켜들어
호령하듯
우뚝 세워 든
장검

 

찬란했던 백제는
세월과 함께
쇠약해지고 빛바랜 역사 속으로
사그러질 때 

패잔병이 되어버린 수많은 백제군은
한 줄기 빛으로 다시 태어나
지금
정림사지 절터 강아지풀로 부활이라도 했는지 

 

들리는가
저 아우성 소리
백제의 재건을 꿈꾸는 희망의 소리가 

 

1400년이 흐른 뒤
후손들의 
백제의 재조명 아래
사비성은
황홀하고 찬란하게
전 세계인을 불러 모아두고 

백제의 영령들은
검을 치켜들고
지난 날의 슬픔을 딛고
다시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그 시절에도
한류의 중심이었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한류 문화
앞으로도 영원히 펼쳐질 한류 

 

아시아의 문화를 꽃피우던
백제가
불현듯
내 앞에 나타나 

 

내가 태어난 곳과
자란 곳
사는 곳
이미 백제 땅이었음이려니 

내 안에는 백제의 피가 흐르고 있었네라 

 

잊고 지내던 역사 속
피 끓음이 용솟음치고
나 여기 있노라
외치고 있다  

 

나 오래전 백제의
장수가 되어
백제 땅에
큰 깃발 꽂고
호령하노니

 

정예맴버가 아닌 오합지졸일지언정
하나 된 마음이
각각의 힘을 모아
큰 아우름으로 전진할 것이다

 

오래전 백제부터
현 시대를 이어준
끊어질 듯한
가느다란 인연의 끈이지만
결고 놓지 않았다 

 

세계대백제전을 찾은 이들이
군락을 이룬 강아지풀처럼
전국 방방곡곡
해외에서
백제로 백제로 

  

무령왕릉에서 본
왕의 뒤꽂이가
한 마리
잠자리가 되어
상공을  배회한다 

 

지극히 평화로운
푸른 잔디 아래
숱한 백제인들의
땀 흘린 시간이 퇴적되고
다시
새겨지는 21세기 빛나는 백제 역사 

 

너와 나
구분 지을 필요가 있던가,
이미
하나 된 마음으로 여기 있지 않은가 

검은 그림자는
백제 시대의 나였고
지금의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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