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포엠[여름을 캐는 할머니]

2011. 7. 23. 14:12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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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캐는 할머니-호미숙

 

하얀 조가비 구름이 하늘을 수놓은

여름바다, 십리포 해변

사람들 발길이 뜸한 어느 날

갯벌 위에 허리 굽은 실루엣이

섬보다 크게 바다위로 솟아올랐다

 

물이 빠진 넓은 갯벌

물때를 기다린 할머니

찢긴 장화 속으로 바닷물이 베어들고

굽은 등에서 흐른 짠물은 바다로 흘러도

여름을 캐내어 바구니에 담는 손길이 바쁘다

 

갯벌 체험하러 온 도외지 사람들은

바지락 하나에 즐거움에 웃지만

할머니의 바지락 호미질엔

등짐이 무거운 만큼

모래톱마냥 새겨지는 깊은 주름만 깊어지고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여름을 토해내는 숨을 길게 뱉어낸다.

 

호미숙의 시집 속의 향기 호미숙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homih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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