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당신 기일에

2011. 8. 1. 09:01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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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포토에세이[8월에 떠난 당신에게]

 

 

기억하나요? 요령소리 따라

흐드러진 도라지꽃 길로 걸어간 당신

그것이 영원한 이별인 것을 알면서도

현실이기를 거부했던 나

 

이미 15년이 지나서도 그 곳에는

여전히 도라지꽃과 붉은 나리꽃

흐드러지게 핀 배롱나무 진분홍 인사가

침묵하는 당신 대신 우리를 반기네요.

 

홀로 덩그러니 남겨두고

떠난 당신 옆에 외로울까봐 심어 놓았던

소나무는 하늘을 닿을 듯 높게 키를 세워

당신을 지켜주고 있네요.

 

 

철부지였던 여섯 살 막내는

당신 앞에 서서 두 손 모아 기도드리고

아련한 기억 속 아빠의 추억을 더듬어

당신의 주변의 잡초를 뽑아냅니다.

 

이젠 익숙해진 또 한 번의 이별

더 이상의 슬픔의 눈물은 흘리지 않아요.

부질없는 회한은 아픔이고 고통이기에

내 기억 속에 당신의 미소만 간직합니다.

 

 

산을 내려오는 길

백련이 소담스럽게 꽃잎을 피워내고

꽃잎이 진자리에는 연밥이 맺고 있네요.

세월은 그런 거라고, 그게 인생이라고

그렇게 잊는 것이 현명함이기에 희망만 존재합니다.

 

당신의 15번째 기일에 당신의 첫사랑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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