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5. 09:09ㆍ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호미숙 포토에세이-누구나 혼자가 아닌 것을
어쩌면 우리는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닌 것을 느끼는 순간이 많다.
겨울풍경을 담고자 길을 나서본다.
새하얀 풍경 속에 간간히 흩어져 그려진 흑백의 감성이 묻어있고
그 여백의 공간에서 찾을 수 있는 어울림을 확인할 수 있다.
비둘기 한 마리 무리에서 벗어나 홀로 차가운 눈밭에
시린 발로 서서 얼핏 경계의 눈빛을 놓지 않고
무리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종종걸음치고 있다.
혼자이기에 두려움이 더 컸는지도 모른다.
겨울하늘에 까만 점으로 수놓은 참새 떼가 후드득 날아오르면
한 마리 한 마리 구성원이 큰 무리가 되어 작은 군무를 그린다.
순식간에 통하는 언어, 그들만의 소통은 이뤄지고
방향을 이리 저리 틀어가며 안전지대를 찾아 안착한다.
또래아이의 어울림은 하나의 용기를 만들고
아이들의 밝은 미소가 겨울강 얼음에 미끄러진다.
혼자이지 않기에 추위도 이겨내고 두려움마저 이겨내리니
훗날 지금의 추억을 떠올리며 동무들을 그리워할 것이다.
강아지도 눈밭에 새긴 주인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동안
무한 신뢰가 있어 얼음강을 뛰어간다.
그림자를 앞세우고 거니는 나그네
혼자가 아니었고 동행자가 있기에 얼음 강의 산책이 특별했으리라
얼음장 밑으로 흐르던 강, 물 부서지는 소리가 청량하기만 하다.
얼마나 많은 물방울이 모여 큰 강에 이르렀을까
하나인 거 같으면서도 객체의 큰 물결
그래서 혼자보다는 함께함이 위대하다.
강가의 난간에 새겨진 강아지 발자국 길게 새길 때
보이지 않는 동행자가 있었으려니
우리는 늘 곁에 누군가와 나란히 가고 있음을 잊는다.
가끔은 무리에서 벗어나 혼자이길 바라곤 한다.
같은 장소를 다른 시간에 거닐었다해서 오롯한 혼자는 아니다.
숱한 사람들이 무수한 발자국으로 새겨진 흔적에서
각자의 길을 선택하고 동행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지금, 내 곁에 누가 있는지 한 번쯤 다시 확인해보자.
원본주소-http://homihomi.tistory.com/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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