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가을 안부[사진 늦가을풍경]

2010. 12. 6. 12:37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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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안부
homihomi-호미숙

찬이슬에 젖어, 게을러진 하루가
겨우 시작되는가 싶더니
서둘러 어둠을 내린다
하늘 바다에서 헹구어낸
구름을 말리는 햇살이 뜨겁다
해거름은 빨라지고
분주한 발걸음 밑으로 가을이 구른다



여름에도 안부를 주고받던
나이 많은 아제의 급작스런 부고장을 받아 쥐고
비통함에 넋을 잃어 가을 창을 내다본다
한해살이 풀들의 생이 마감되는지
진초록은 빛을 잃어 하얗게 바래간다
어딘가에 떨군 씨앗은 내년을 기약하리라



"아제, 언제 시간 내서 얼굴 좀 봐야지요"

했던 마지막 전화통화 여운은 귓전에 머무는데
북망산으로 떠난 생은 돌아오지 못하지 않는가
막 만들어진 아제의 황토 봉분처럼
말캉한 홍시 한 입 베어 물다가
씹히지 않는 안부를 뱉어낸다

-호미숙의 시집 속의 향기-

원문보기-http://homihomi.tistory.com/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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