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거리]
2010. 7. 21. 10:02ㆍ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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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는 너를 잊고 있다 아니 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조형물처럼 스쳐 바라만 보았었지 나 뿐만아닌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고 스치는 너 어느날 문득 너를 떠올리며 추억하는 날들이 오겠지
차가운 거리에서 누군가의 귓전에 속삭임을 기다리는 소통을 위하여
가을을 멀리하고 겨울을 가까이하려 하는걸까 비바람은 마지막 남은 가을낙엽을 휩쓸어 흐트리며 거리마다 을씨년스런 풍경을 만든다 옷깃을 세우는 나그네와 머풀러를 두르고 모자를 눌러쓴 여인들 레깅스에 긴 부츠 종종걸음 위로 겨울이 따른다
아직은 초록의 미련으로 창가에 서성이며 가을 아쉬움을 증표로 새겨 놓는 가을 그리움 쌓인 추억들도 쿵쿵대며 도적처럼 찾아오는 겨울에게 자리를 내놓는다
거리의 분홍토끼 얼굴 부비며 보드라움을 느끼고픈 차가운 겨울에 품 속에 간직하며 거리를 거닐고 싶다
이른 아침 주차장 간판에 초겨울 흔적으로 하얗게 성애가 끼었다가 어느새 녹아 내린 이슬방울이 아직은 가을이라고 흐느껴 흐른다
언덕 아래 응달 새뽀얀 단장을 마친 겨울 낙엽이 얼어버린채 어제의 가을을 가두어 버렸다
차창에 맺힌 이슬에 떠있는 가을 별 물을 머금어 무겁게 가라앉는다
미끄러지지 않으려 손바닥을 펼쳐 밀착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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