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1. 08:58ㆍ자전거 이야기/자전거랑(~10)
호미숙 자전거여행[의정부 왕복 60km, 부대찌개 먹고 껌 사오기] 날짜:2011.4. 8 날씨: 비 갠 후 화창한 봄날 방사능 비가 그친 다음 날, 말개진 푸른 하늘 아래 어디론가 떠나고픈 봄 처녀의 설렘으로 여지없이 자전거 빠시용(빨강이)를 끌고 광진교를 올랐다. 어디로 갈 것인가를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방향 설정의 기로에 있을 때마다 광진교에서 한강을 내려다보며 즉흥적으로 방향을 잡는다. 오늘의 목적지 의정부, 강북강변도로를 따라 청계천을 거쳐 갈 수도 있지만 좀 더 시간을 단축시키고 바로 전날 갔던 길 가기보다는 새로운 길을 달리는 것도 즐거움인지라 아차산 고개를 넘어 군자교까지 차로를 이용해 금세 도착하고 카메라를 꺼내 든다. 지금부터는 쭉~ 뻗은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있어 봄의 질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말이 질주이지 카메라 들고 달리는 사람들은 중간에 멈춰 서서 풍경을 담기에 속도감보다는 느림의 미학으로 봄이 머무는 풍경을 보듬어 품을 수밖에 없다. 군자교를 내려서 달리자마자 초록으로 한 뼘 이상을 웃자란 청보리 밭에 허수아비가 먼저 반겨 자전거 세워두고 보리밭 풍경과 중랑천과 자전거 탄 사람들을 사진에 담고 두 바퀴는 천천히 의정부 쪽으로 향하고, 봄날의 여유를 즐기는 강태공들의 낚시도 구경하고 길가에 유채꽃마냥 피어난 냉이 꽃에 이끌려 또 가다가 멈춘다. 봄은 여기저기서 소리 없이 팡팡 꽃들을 터뜨리고 있었다. 노원구를 지날 무렵 길가에 샛노란 황금 띠를 따라가니 몇 사람이 언덕을 바라보며 벚꽃이 피운 것을 보고 사진 찍기에 바빴다. 자전거는 길가에 팽개치듯 옆으로 쓰러뜨리고 언덕으로 성큼성큼 올라가 연분홍으로 피어난 벚꽃의 아름다움을 순간에 정지시켜 가두어 오고, 여유롭게 의정부에 다다랐다. 의정부 쪽에는 자전거도로 공사구간이 많았다. 조심스럽게 주행을 하면서 의정부에 도착하자 분수대에 물도 솟구치지도 않는데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발길 멈추고 한 곳으로 시선이 모아졌다. 호기심에 무슨 일일까 가까이 가보니, 다리 밑에 커다란 잉어들이 힘차게 뛰어 오르는 모습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마침 등 뒤에서 비추던 햇살 덕에 그림자 사진을 담은 후에 의정부의 대표음식인 부대찌개 골목을 찾아 나섰다. 의정부부대찌개거리에 도착해서 어떤 집을 갈까 잠시 망설이는 사이 젊은 아저씨가 손짓을 하며 오라고 한다. 의정부에 갈 때마다 식당을 한두 군데 정해놓고 단골로 가곤 했는데, 들어서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아저씨 따라 자전거는 식당[진미식당] 안에 넣어두고 자리를 잡았다. 이미 점심시간도 한 참 지나서일까 식당에는 한 두 테이블에 손님이 있을 뿐이다. 찌개 1인분을 시켜놓고 가까운 편의점에 들러 껌을 5통 샀다. 사실 껌을 사러 간 것은 아니었다. 갑자기 음식이 나오는 동안 무언가 재미있는 설정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자전거 타는 사람끼리 장거리 라이딩을 할 때면 쉽게 표현을 위해 껌을 사러 다녀온다고 흔히들 말한다. 어떤 이들은 속초로 껌 사러 다녀왔다고도 했었다. 오랜 추억이 담긴 아카시아, 주시후레쉬, 후라보노, 스피아민트 등을 보기 좋게 테이블에 찌개 그릇 옆에 놓아두고 사진을 찍는다. 혼자 여행이지만 늘 즐거움을 만들어가는 것도 내 스스로다. 페이스북에 바로 사진을 찍어 올리고 반응들을 살피며 시장이 반찬인데다 38년 전통으로 이어온 부대찌개 손맛에 금방 그릇을 비우고 인사를 드리고 나온다. 알고 보니 이 진미식당은 다른 골목에서 새로이 이전했다고 한다. 어쩐지 사장님이 낯이 익숙하더라 했건만 지난 가을에 왔던 식당이었던 곳이다. 자전거도 친히 식당 안에 놔주시는 친절까지 베풀어 줬다. 벌써 5시를 향할 즘, 돌아오는 길에 아름다운 석양을 만날 것을 기대하면서 갔던 길 되돌아오는데 맞은편에 자전거 일행이 길게 줄을 이어 달리고 있었다. 그 일행들을 멀리 맞은 편 길로 따라가며 사진을 담고 작은 다리 건널 때까지 또 찍고 서울로 오는 같은 길에서는 인사를 드리고 단체사진도 담아드렸다. 어르신들은 동대문구와, 광진구 등 ‘한마음’자전거 동호인들이었다. 군자교에서 일행들과 헤어져 급히 달려 광진교에 도착하니 도심의 빌딩 위로 지고 있던 마지막 햇덩이를 포착하고 안전하게 귀가를 마쳤다. 아랫녘의 봄은 이미 무르익고 서울도 개나리는 이미 활짝 개화가 되었고 벚꽃이 앙다문 입을 벙긋거릴 준비를 하고 있다. 어디를 달려가도 봄나들이가 되어 즐거운 날들. 자전거 타는 모든 분들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자전거 생활되기를 소원하며. 자전거의 묘미를 모르시는 분들에게 꼭 자전거의 매력을 느껴보라고 권하고 싶다. |
군자교 위에서 중랑천을 따라 길게 쭉 벋은 자전거 도로 |
청보리 밭에서의 즐거운 봄 풍경 담기 |
흐드러진 냉이꽃에서도 머물렀다가 |
따사로운 햇살 아래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 불에 그을려 태운 밑둥에서도 푸른 새싹이 파랗게 봄이 솟아 오르고 있었다. |
언덕에 화사하게 터뜨린 벚꽃에 사람들이 발길과 시선이 멈추고 |
서울서 보는 첫 벚꽃에 다양한 풍경을 담아 본다. |
자전거 어반을 타고 묘기를 부리며 달리던 청년을 만나 카메라 셔터 신공도 발휘해보고. |
야외에서 들리는 색소폰 소리에 유혹이 되어 잠깐 연주자와 이야기도 나눠본다. 63세 민용석님 |
의정부에 도착, 다리 아래 펄펄 뛰노는 잉어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담아 |
시민공원에 참꽃(진달래)의 분홍빛 함박웃음을 만난다 |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 진미식당에 들러 맛있게 한 그릇 비우고 껌을 샀다. |
한마음 자전거 동호인들을 모델 삼아 군자교까지 여유롭고 즐겁게 달려왔다 |
광진교에 도착해서 서녘을 보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광진교 아래 광나루 공원과 암사생태공원의 연초록 풍경을 담는다 |
원문보기-http://homihomi.tistory.com/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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