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홀로 자전거여행 한강 봄마중[솜털 뽀얀 버들강아지 언 강을 간질이다-한강의 봄] 호미숙

2012. 2. 14. 08:55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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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홀로 자전거여행 한강 봄마중[솜털 뽀얀 버들강아지 언 강을 간질이다-한강의 봄] 호미숙

 

햇볕이 유난히 따사로운 날, 이미 봄은 대지와 강물을 녹이고 있었다. 겨울잠을 잔 듯, 긴 동면을 마치고 자전거 두 바퀴를 굴려 한강을 나섰다. 눈이 부시는 찬란한 햇살샤워 그 아래 겨울을 뛰쳐나온 사람들이 봄맞이에 발걸음이 가볍다. 겨울바람에 입김 호호 불 때부터 봄은 희망과 설렘으로 이미 우리 가슴 속에 자리했고 그것은 봄에 대한 기대와 부푼 꿈이 되어 마음 한가득 봄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언 땅을 박차고 나온 봄은 이미 대지의 숨결에 훈김을 불어 넣어 겨울 강을 녹여 쩍쩍 갈라놓았다. 산책길 따라 자전거 타고 달리는 사람들과 산책을 나온 사람들의 표정은 따사로운 봄볕에 화색이 도는 봄을 거닐고 있었다.

 

입춘도 지난 지 며칠, 차가운 미련은 아직 잔설과 함께 얼음조각을 띄워놓고 막바지 겨울 찬가를 부르다 지쳤는지 수양버드나무 가지의 잔잔한 흔들림의 훈풍에 녹고 있었다. 투명하게 맑은 하늘 아래 봄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강물도 살랑이며 물여울을 위로 박차고 날아오르는 청둥오리와 갈매기가 한가롭게 노닐고 그 옆으로 참새와 까치가 찾아와 강물에 목욕을 하며 겨울을 씻어내고 있었다.

 

잠실보 강태공들이 던지는 낚싯대 긴 줄이 출렁이며 마치 수양버드나무 가지의 춤사위처럼 리듬을 타면서 강물로 낙하하며 봄춘(春)을 그리고 세월을 건지던 낚시꾼들이 물고기 보다는 봄을 낚고 있었다.

 

저 멀리 한강 넘어 응봉산자락의 개나리군락은 봄의 잉태로 부풀어 올라 만삭이 된 채로 햇살을 덮어 누웠고 이 쪽 응달진 그늘 아래는 아직 겨울잔상이 남아있는 한강 풍경, 느리게 봄길 따라 달려간 길 반포 한강공원 강변에 다다르자 생각지 못한 봄의 전령인 버들강아지를 만났다. 하얀 솜털 옷 입고 고깔모자를 막 벗어 던지며 푸른 하늘을 향해 자태를 뽐내는 모습에 그저 감탄사를 외치고 반가워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바쁠 정도였다.

 

산책길만 거닐던 사람이라면 지금 이 버들강아지의 새내기 순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강물줄기 곡선을 따라 햇빛에 봄을 터뜨린 풍경, 질척이는 강변으로 반가운 마음에 신발이 푹푹 빠져도 동심이 되어 새뽀얀 버들강아지를 쓰다듬어 본다.

 

천호동을 출발한 자전거가 봄을 싣고 오는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동안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떠오를 정도로 더위를 느낄 정도였다. 높은 외벽을 감싸며 부동의 벽에 외사랑을 써대던 담장이넝쿨은 봄물을 끌어 모아 마른 잎에 펌프질로 봄기운을 불어 넣고 있었다.

 

신호등은 이미 봄을 건너는 길목처럼 초록 불을 밝혀 발길을 이끌었다. 이제 추위에 웅크렸던 몸을 일으켜 봄을 맞아 두터운 털신을 벗을 때가 되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여기저기 봄 꽃 잔치로 대지에서는 색색의 화려한 꽃 팝콘을 터뜨릴 준비에 사방에서 모여든 꽃튀기를 예서제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얼어 붙은 강물이 녹고 있던 한강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

 

봄 바람에 살랑이던 갈대와 봄물이 오르고 있던 수양버들

 

봄마중 떠나던 자전거 여성 라이더의 즐거운 표정

 

저 멀리 남산타워는 한강을 굽어보며 봄을 지휘하고 산책길에 나선 사람들의 발길이 가볍다.

 

잠실 보에서 봄을 향해 낚시줄을 던지던 강태공

 

응달진 곳에는 아직 겨울 잔상에 얼음조각이 떠있고 물 억새는 햇살에 몸을 비튼다.

 

강변 굽은 길 따라 거니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이미 봄이 들어섰다.

 

강변 옆으로 즐비하게 들어선 버들강아지

 

뽀얀 솜털로 수줍게 자태를 들어낸 버들강아지

 

겨울 신발을 벗고 봄을 신을 준비를

 

겨울 담장 위로 덮고 있던 마른 담쟁이 넝쿨에게도 숨은 봄이 한 뼘씩 자라고

 

봄으로 건너는 길목. 초록불이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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