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의미를 찾는 겨울여행]부산 해운대, 대전 갑천, 아빠 산소에서의 새로운 다짐

2012. 1. 31. 08:34여행 이야기/국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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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산소에서 하트를 그리던 두 아들

 

가족의 의미를 찾는 가족여행]부산 해운대, 대전 갑천, 아빠 산소에서의 새로운 다짐 -호미숙

 

이곳저곳 전국을 떠돌던 나의 여행은 일이든 아니든 혼자만의 여유만 즐기며 오히려 아이들과 간격을 더 벌린 듯 했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함께 가족여행을 가고자 제안을 했었지만 각자 현실의 일이 있어 세 식구 시간 맞추기가 힘들었다. 드디어 이번 설날을 보내고 나서 세 식구가 함께 떠나는 조촐한 겨울여행을 감행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친척집이 있는 곳을 먼저 찾기로 해서 부산에 거주하시는 아이들 외삼촌을 찾아 뵙기로 하고 서울역에서 KTX에 모처럼 올랐다. 차창 밖의 낯선 풍경을 스칠 때마다 엄마는 추억을 떠올리며 이야기 하고 장성한 두 아들과의 이야기는 끊이지 않을 정도로 설렘이 가득했다.

 

각자 부산을 방문했었지만 세 식구가 찾는 부산역의 저녁시간, 일부러 마중 나와 준 오빠와 올케 언니의 환대로 가까운 기장의 연화짚불곰장어 식당으로 안내되어 처음 먹어본 곰장어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저녁을 마치고 부산의 어둠 속을 가르며 달맞이고개에서 내려다본 광안리 밤바다 풍경과 불야성으로 불 밝힌 마천루에서 사진을 담는데 어찌나 춥던지 단 5분 동안 서 있는 것마저 허용되지 않을 정도 밤바람과 겨울 추위가 온 몸을 떨게 할 정도였다. 자동차 안에서 나기다리는 일행들이 있어 서둘러 몇 장면의 풍경만 담았다.

 

 

부산에 도착해서 세째오빠 부산의 천향원(란원)을 운영하시는 오빠를 만나 저녁 식사로 먹었던 연화짚불곰장어구이

 

달맞이고개에서

 

 

마천루

 

 

광안리의 야경

 

 

컴퓨터를 프로그래머인 큰 아이는 외삼촌댁의 컴퓨터를 일일이 손을 봐주고 천향원(란원)의 란 관리 앱을 만들기로 하자 더 없이 기뻐했다.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쁨을 얻은 듯하다. 그리고 하룻밤을 묵고 다대포의 일출을 보려 가는 길에 오랫동안 연락만 취해오던 부산 친구가 멀리서 찾아와 동행하기로 되어 다대포를 향해 가는 길, 이미 아침 해는 솟아오르고 있었다. 친구가 오는 길이 공단 출근 시간과 겹쳐서 이른 새벽에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대포에 도착했을 때는 훤하게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그래도 다대포 인근 바닷가에서 아주 특별한 겨울바다의 풍경을 담을 수 있었고, 아미산 전망대에서 바다에 드넓게 펼쳐진 모래톱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으며, 친구가 특별히 권유한 식당 ‘할매재첩국’에서 시원한 국물로 부산의 명물을 먹어 볼 수 있었다. 사진 찍기를 마치고 친구와 오빠의 란원에 도착해서 오빠와 조우하고 란에 대하여 이야기 끝에 자고 일어난 아이들과 함께 다시 친구 차로 길을 나섰다.

 

여행을 이끌도록 도움을 주신 ‘키다리아저씨‘(큰 아이 멘토)가 마침 부산으로 출장 오게 되어 그 분을 만나러 가는 길, 친구가 아이들에게 부산의 먹거리 중 하나인 돼지국밥집으로 안내해서 점심을 먹고 약속 장소에 우리 일행을 내려준 친구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다대포의 아침

 

 

드디어 세 식구의 여행에 특별히 초대되어 아이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기 위해 일부러 찾아와주신 ‘키다리아저씨’의 대화로 여는 삶에 대하여 세 식구 간의 보이지 않았던 벽과 내제되었던 속내를 끌어내며 부산을 여행했다. 부산의 대표여행지 해운대에 도착하자 먼저 맞이하는 건 갈매기들이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에 이리저리 어지럽히며 날갯짓하던 갈매기 떼였다. 두 청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거닐며 영화 ‘해운대’의 배경이 된 선착장에 들러 해운대 유람선을 오르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대화를 이끌어 내고 속으로 참아내야 했던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키다리아저씨’ 유람선에 올라 해운대 바닷가를 가로질러 부산항의 관문인 오륙도와 동백섬을 지나고 한 바퀴 돌아 나오는 동안 서녘으로 지는 노을에 갈매기의 비상을 담아 해운대 선착장에 도착하고 걷기와 지하철을 이용해 오빠의 천향원 란원을 가기 위해서 부산 강서구청역에 내려 오빠를 만나 란원으로 이동했다. 마침 올케언니가 준비한 석화찜이 비릿한 바다내음을 가득 채우고 저녁만찬을 준비 해놓았다. 처음 먹어본 석화찜 그 맛에 이끌려 겨울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긴 이야기가 오갔다. 오빠와 키다리아저씨와 두 아이들은 새벽 한 시까진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하며 삶에 있어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하여 진지한 토론은 깊어만 갔다.

 

 

 

 

 

 

 

 

 

 

 

 

 

 

 

 

 

 

 

 

 

 

 

해운대에서 해운대 유람선을 타고 오륙도를 돌아나와

 

 

 

 

세째 오빠네 부산(천향원)에서 먹었던 석화찜과 보이차

 

 

우리 일행은 어시장에 들러 하역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려 어판장에 들렀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분주하게 시작하는 시장 풍경을 둘러보고 다시 부산역으로 이동했다. 대전으로 출발하는 KTX의 첫 출발시간이 새벽 5시였기에 그 시간을 부산 역 주변을 거닐며 호프집에 들어가 또 이야기가 오갔다. 밤을 새도록 이어진 대화.. 소통의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 표정은 지치지 않았으며 오히려 즐거운 표정으로 화색이 돌 정도였다. 2시간 40여분만에 도착한 대전역. 얼마만인지 까마득 잊고 있던 대전역이었다. 늘 고속버스를 이용했기에 대전역이 그렇게 현대식 건물로 말끔하고 깨끗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을 정도다.

 

 

 

부산발 새벽 첫차로 대전에 입성

 

 

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한 대전역 광장을 거닐어 새벽시장의 해장국집으로 들어가 아침 요기 후 ‘키다리아저씨’와 일정을 보려 우리와 헤어지고 마침 언니네 큰 조카가 자동차를 끌고 나와 우리는 아이들 아빠 산소를 찾을 수 있었다. 함박눈이 쏟아지는 도로 위를 달리며 연기군 금천리 산길에 도착하자 새하얗게 내린 눈길에 우리 세 식구 발자국만 새기며 15년 전, 10살과 6살 아들을 두고 먼저 세상을 등져야만 했던 아이아빠. 너무 슬프고 아픈 현실, 그마저 용납할 수 없었을 정도의 충격으로 세 식구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를 정도의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희망을 부여잡으려 노력했다.

 

아빠의 덩치보다도 더 큰 모습으로 서 있는 장성한 아들 둘, 청솔나무 아래 양지뜸에 누운 아이아빠는 여전히 말이 없이 침묵했다. 둘째가 이끄는 재롱에 큰 아이도 엄마도 웃으며 아빠에게 들려주는 독백처럼 하는 말들 “사랑해” 하면서 아빠 묘지 위에 하트를 그리는 아이들 모습을 보며 울기보다 이렇게 세 식구 함께 산소에 찾아와 있는 것으로도 이미 난 감격해서 눈물을 삼키며 안으로 울어야했다. “고마워, 원이 아빠. 참 길고 긴 시간을 지나 아이들 장성한 모습에 고맙고 감사해”라며 웃으며 말할 수 있었다. 세 식구는 어떤 말을 하기보다 그 곳에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하고 내려올 수 있었다.

 

 

 

 

아빠 산소를 찾아서

 

 

이렇게 세모자는 아빠 산소를 뒤로 하고 눈길을 걸어 내려오면서 다음에 또 찾을 것을 기약을 했다. 조카의 차에 올라 다시 대전으로 향하는 길 내리던 눈을 녹아들어 다행히 아이들 이모 댁에 도착해서 따뜻하게 차려준 점심을 먹고 부산을 이은 밤을 지샌 여정을 깊은 잠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두 아이들은 외사촌 형과 누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하룻밤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대전여행, 작은아이는 누나와 놀겠다고 해서 큰아이와 ‘키다리아저씨’와의 이은 대전 여행 이번 여행의 종착지이며 큰 아이의 새로운 발견의 전환점이고 삶의 터닝 포인트와 같은 크나큰 계기였다. 엑스포 공원을 거닐며 이어진 이야기 그리고 그곳부터 갑천을 거닐며 느리게 생각하며 나누는 소통들,,,

 

 

 

 

대전 엑스포공원과 갑천을 거닐며

 

홈플러스에 들러 대 변신이 시작되었다. 머리를 자르고 염색에 퍼머도 하고 패션을 모두 바꾸니 큰 아이 모습에서 당당한 자신감과 따스한 기쁨이 충만 된 것을 볼 수 있었다. 토요일 밤 열두시 고속버스에 혼자 먼저 서울로 오면서 가족 여행에 있어 큰 행복을 다시 찾았으며 또한 나를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았고 세 가족이 아이아빠 산소 앞에서 환하게 웃고 떠날 수 있듯이 이제부터는 현실 속에서 웃음과 행복을 스스로 찾는 가족이 되길 바란다. 마음을 열어준 큰 아이와 잘 따라와 준 작은아이 그리고 삶의 길을 열며 대화법을 알려준 '키다리아저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큰 아이의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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