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이야기[노을 질 무렵 이야기가 있는 풍경]

2010. 7. 23. 13:49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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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포토이야기[노을 질 무렵 이야기가 있는 풍경]

 

5.27 수요일 날씨 무더운 5월 여름날씨

주행구간:천호동-암사생태공원 주행거리:7km

 

새벽부터 떠난 산행 후, 오후 일찍 귀가해서 사진정리하다보니

졸음이 쏟아져서 자전거 끌고 무조건 나갔습니다

평상시처럼 헬멧과 자전거 복장이 아닌 아주 일상복에 모자만 쓰고

암사생태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일몰시간이 아직 남았기에 암사생태공원의 우거진 밀림 속으로

사진기 들고 이런저런 풍경을 담고 나오니 해가 뉘엿뉘엿 다 지고

공원으로 산책나온 사람들이 더욱 많아 지고 있네요

산책길 옆에 놓인 벤치에 하나 둘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데요

때마침 80을 넘기신 노부부께서 벤치에 앉아 조용히 서녘 하늘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 받으시네요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기에 한 시간 넘게 담아 보았습니다

 

황혼의 서녘을 바라보는 노 부부의 뒷모습에서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 하신 두 분의 삶을 엿보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지병으로 몸이 불편하지만 그 곁을 지켜주시는

할머니의 보살핌을 보며 누구나 꿈꾸는 삶은 오랫동안 부부가

해로하며 건강히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부부가 닮아가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다네요

다름아닌 같은 상황을 함께 하기에 희노애락의 주름으로

부부는 닮을 수 밖에 없다네요

행복하거나 웃을 때 함께 웃고 고통도 함께 하다보니 근심과 걱정의 주름이

같다고 하데요 그래서 표정으로 생긴 주름이 비슷해서 인상이 닮는다고 하더군요

자리를 뜰 때, 할머니께 두분의 건강을 기원드린다고 인사드렸습니다

다 늙었는데 뭐가 멋지냐며 겸연쩍어 하셨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다운 저녁풍경에 요즘 어수선한 분위기 전환이라도

한 듯 밝은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 페달을 밟아 귀가했습니다

 

막 집에 도착할 무렵 컴컴해진 천호공원 입구에서 뻥과자를 팔고 있는

차량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한 봉지 사가세요~" 하시는 아저씨 목소리가

아주 경쾌하게 들립니다. 사실 돈을 전혀 가져가지 않았기에 사고 싶어도

못살 상황이었는데 카메라 가방 여기저기 뒤져보니 마침 2000원을 찾아내어

강정 한 봉지 사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다른 곳 큰길가에서 장사를 했는데 주변 가게 신고로 쫓겨나다시피해서

이쪽으로 옮기셨다고하시네요. 열심히 하시는 모습에 어떻게 장사를 하게 되었는지

여쭙게 되었지요. 8년 전  다니던 봉제공장의 부도로 인해 일자리도 잃고 이혼까지 하셨는데

지인의 소개로 처음 시작한 장사라고 하시데요.

집도 없어서 한 달에 30만원씩 내면서 여관을 숙소로 이용하신다면서 대학 들어간 아들과

중3인 아들의 뒷바라지 하느라 바삐 장사를 하신다네요

그나마 술이라도 못마셔 다행이고 아이들마저 없었다면 이미 폐인이 되어

노숙자로 전전했을거라고 말씀하시데요

아이들이 꿈이 되어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강조하셨지요

 

그리고 요즘 할일이 없는게 아니라 일을 하지 않는거라 말씀도 해주셨지요

다들 힘든일을 기피하다보니 더욱 실업자가 늘어나는 거라고 말씀도 하셨지요

그분의 밝고 명쾌한 목소리에서 지금의 고통보다는 힘찬 미래를 보는 듯 했습니다

소나기가 내려도 꼭 장사를 하신다는 그분의 빛나는 눈빛에서 머지않아

온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따스한 집을 마련 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시는 아저씨를 뒤로 하고 자주 사러 올게요 했더니

안사가도 좋으니 지나다가 가끔 인사나 해주고 가달라고 하시네요

 

세상에는 각기 다른 소설 한 편씩 쓰면서 삶을 살아가지요

오늘의 주인공은 언제나 나인것입니다.

주인공의 미래는 아무도 모르지만 마음 속의 행복만큼은 자신만이

만들어가는 거겠지요. 연습이 없는 인생극장 비극이 아닌 행복한 결말을

꿈꾸며...

 

사진앨범 :: 호미숙 사진영상[황혼의 풍경이야기]

 

 암사생태 공원에서 본 작은 꽃 이름을 몰르네요

 느림의 미학으로 평생 살아가는 달팽이

 보라빛의 엉겅퀴꽃

 5월의 푸르름이여

 날아다니는 곤충인데 모습이 특이 했습니다  탈피해서 탈바꿈했네요

유충에서 날개를 펼치기까지 저 작은 벌레는 얼마나 고통의 순간을 견디어냈을까요

 아차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 노을

 산책로 옆에 설치된 벤치 자리를 내어 놓고 오늘의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네요

 노부부께서 거닐다 힘이 드셨는지 의자에 나란히 앉습니다

 한 쪽으로 바라보는 시선,, 그것이 부부겠지요

 한사람의 가리키는 그곳에도 시선을 고정시킵니다

왼쪽 다리를 올려 놓은 모습까지 똑 같습니다

 평생을 한 마음으로

 조화로운 붉은 옷과 짙은 색 부부

 나즈막한 소리로 도란도란

 흐르는 강물따라 지난 세월도 바람결에 흘러흘러

 젊음에서 노년까지 한 사람과 나란히 앉을 수 있다는 건 행복일 것입니다

 해가 서산 너머로 졌어도 여전히 하늘을 밝히고 있네요

두 분의 오랜 흔적이 반사되는 것 같았습니다

 다정스런 눈빛으로 염려하는 마음으로 안쓰러움으로 바라본 다는 것은 사랑이겠지요

 빈 벤치마다 산책나온 사람들이 차지했네요 같은 풍경의 서로다른 이야기들

 평화로운 저녁 풍경입니다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참 평화를 느꼈습니다

 아름다운 저녁 풍경에 호미아짐 소리 없는 감동에 감동이었지요

 뻥과자를 팔고 있는 아저씨 화이팅을 외쳐드립니다

부부까치 중 한마리가 먼저 어디론가 날아오르자 나머지 한 마리도 뒤 따라 날아오릅니다

아름다운 저녁이 저물고 어둠이 내려 앉을무렵 그들만의 포근한 보금자리로 향하겠지요

희망의 날갯짓을 힘차게 힘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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