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11. 12:16ㆍ여행 이야기/국내 여행
승언저수지: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승언저수지는 원래 조선시대 이래의 포구였습니다.
조운선이 드나들면서 ‘고군막터’라고도 불렸던 곳입니다.
1945년 간척사업으로 방조제를 쌓으면서 저수지가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안면도-승언저수지[호미숙 포토에세이- 초록입술이 그려낸 풍경]
안면도 두산염전으로 향하는 길
마주한 작은 동산이 물빛에 제 모습을 비춰
앙다문 입술은 미소를 지어 흥얼거린다.
물결도 고요한 승언저수지에
서로 다른 수초들이 어우러져
여름 수채화 한 폭을 펼쳐 놓는다.
연줄기는
기하학적으로 무늬를 새기며
반영으로 그림을 그리다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여름을 쓴다.
언덕의 고즈넉한 전원풍경 아래
배를 띄우고 낚시를 드리운 강태공
정지된 화면처럼 찌만 바라보는 동안
시간은 물속에 잠겨 하염없이 흐른다.
두 손을 펼친 것 보다 크게
떠 있는 연잎 방석 위에
또르르 은빛 구슬이 올라앉아
투명구 안으로 하늘도 품는다.
작은 수련은 동그라미 음표로 번지고
뽀오얀 연꽃 봉오리
수줍게 얼굴 내미는 자태는
매혹적이고 때론 고혹적이다.
안면도 승언저수지는
지나가는 나그네의 마음을 잡아
머무는 동안
치유를 거듭하며 피안의 세계로 이끈다.
-시집 속의 향기(homih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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