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가을 여심-가을비, 봉화 축서사 가을풍경]
호미숙 포토에세이[가을 여심-가을비, 봉화 축서사 가을 풍경]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담벼락에 써내려간 그대만을 위한 사랑시가 지워지기 전에 오소서! 사립문 활짝 열어 놓고 그대 맞을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가을 밤, 문득 소스라치듯 바람이 스치면 혹시나 그대일까, 그대였을까, 그대이기를 바라는 마음 가을 뜰에서 고개를 빼고 산 아래만 바라봅니다. 혹여, 그대가 오실까 늦은 저녁에 마당을 쓸어 놓았지요. 깊은 밤 발자국 남기며 홀연히 다녀가지 않았을까 여명이 밝아 와도 그대 흔적은 그 어디에도 없네요. 그대가 저 붉은 담장 너머에 까치발 들어 들여다보고 갔으리라 착각을 한답니다. 아침마다 붉은 낙엽이 나 뒹굴어 흩어진 것은 담장에 기대어 남몰래 마음만 놓고 간 것이겠지요. 빈 줄을 물고 있는 빛바랜 빨래집..
2012.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