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포엠-어머니의 여름

2012. 5. 9. 17:24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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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숙 포토포엠-어머니의 여름

homihomi-호미숙

 

꽁보리밥 찬물에 말아 드시고

다 지워진 꽃무늬 몸빼바지에

고무줄도 늘어져 끈으로 허리 질끈 묶어

종종걸음마다 늘어진 젖무덤을 출렁대며

호미 들고 밭으로 나가시는 어머니

 

작렬하는 태양 아래 길고 긴 콩밭고랑

깊이 팬 세월 주름 골에 엄니의 한숨이 배어들고

빨간 고추 익을 무렵 매미의 소리는 대지를 달궈

굽힌 허리는 호미처럼 굽어 피지도 못하고

등에 소금을 뿌려놓고 짠물을 훑어내던 어머니

 

해질녘 서산 해를 등지고 집으로 돌아와

실이 줄줄 늘어난 시렁의 삶은 보리

솥바닥 깔아놓고 한줌 쌀 얹어

불 지피며 매캐한 연기에 울고

밥솥 눈물을 훔치며 울던 어머니

 

보릿고개는 높고도 높아

해는 길고 끼니는 다가오고

앉은뱅이 의자에 걸터앉아

부지깽이 타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아궁이 마주하고 졸고 계시던 어머니

 

-시집속의 향기 호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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