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포엠-쑥과 어머니[사진-남한산성에서] | ■호미숙포토에세이■

2012. 5. 8. 07:52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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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과 어머니

homihomi-호미숙

 

여명이 밝아오는 동녘을 바라보다

쑥 잎처럼 흩어진 구름에

뽀얀 쌀뜬물에 된장 풀어 끓인

어머니의 쑥국이 그립습니다.

유년 시절의 봄

끼니마다 내어 놓은 국에서

텁텁한 된장 냄새를 지운

쑥향이 우러난 봄을 떠먹곤 했습니다.

 

흔하디흔한 잡초로 여겨 스쳐가며

쑥의 존재를 잊곤 했습니다.

쑥에서 진한 어머니의 향이 배어나며

문득 그리움의 가슴 통증을 일으킵니다.

어머니는 쓰디쓴 쑥 즙 같은 삶을 버텨내고

80을 훌쩍 넘겨 어머니 주름진 얼굴에

쑥 이파리가 거뭇거뭇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 나이 50이 되어

자전거로 떠나는 나들이 때마다

발아래  자라난 쑥을 보며

무심히 지나치곤 했습니다.

곡선의 남한산성 성벽 틈 사이

이끼 위로 고개를 쏘옥 내민 쑥 한 포기

어머니의 가슴에서 꺼내 놓은 심장

동그란 자갈 하나, 그 옆을 쑥이 지킵니다.

 

-호미숙의 시집 속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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