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맛, 마가린 간장밥

2020. 9. 1. 21:48여행 이야기/맛집 추천

반응형

어렸을 때 기억, 마가린 간장밥 잊지 못해

안녕하세요. 여행작가 호미숙입니다.

블로그씨, 정말 오랜만에 답변을 해보네요.

오늘은 2020년 9월 1일

20여 년 살던 집에서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는 날입니다.

몸은 하루 일찍 와서 하룻밤을 보낸 새벽입니다.

먼저 살던 곳이나 여기나 같은 서울시 강동구로 다를 바 없지만

이곳은 귀뚜라미 소리가 훨씬 많이 들리는 곳입니다.

먼저는 천호공원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

이곳은 낮은 산자락의 공원이 바로 옆에 있어서 그런지

도심을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냥 왠지 모를 시골 느낌이 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충남 연기군 현재의 세종시 깡촌에서

7남매 중 막내로 위로 큰언니와 작은 언니와 나이차는 16살 13살

그 아래 오빠 4명들과 3년. 2년 터울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부모님 농사짓는 논밭을 따라다녔고

오빠들 따라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고

여아였음에도 여성스러움보다는 오빠들 틈에 지내다 보니까

과감하고 도전적이고 용감무쌍했다고 할까요.

얼굴은 새까맣게 그을러서는 오래전 영화 속 시골뜨기였습니다.

호미의 고향인 시골 동네 14집 사는 산골짜기였어요.

둘러보면 산이요 고개 들면 하늘로 오두막집 2채까지 합산해야 14채

오빠들과 꿩 잡으러 다니고 토끼 잡으러 다니고

여름에는 자전거 배터리 이용해서 고기 잡고

소 풀 뜯기고 꼴 베러 다니고

동네 과수원 할아버지네 떨어진 과일 주워 먹으러 다녔어요.

1년에 한두 번 추석이나 설날이면 대전에 사는 사촌이 오곤 했어요.

동갑인 여자 사촌인데 대전에서 살아 그런지

얼굴도 뽀얗고 세련된 옷을 입고 거기다 표준어만 사용했지요.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서울 전학생처럼요.

어쩌다 방학 때 사촌 네를 찾아가면 문화 충격을 받곤 했어요.

우리 집에 없는 전기도 들어와 TV도 있고 냉장고가 있었거든요.

우리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 쇠여물도 쑤고 밥을 해먹는데

사촌 네는 연탄을 때고 있었어요.

또 우리는 방을 나가 부엌을 이용하는데

사촌네는 주방이 실내에 있었다는 거예요.

거기다 화장실도 멀지 않았고요.

우리 시골 뒷간은 마당을 가로질러 컴컴한 감나무 아래 있었거든요.

그 시절 사촌이 맛 보여준 마가린과 진간장을 섞어 비벼준 밥

마가린 간장밥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시골에서 참기름에 간장에 비벼 먹던 밥맛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밥 한 공기 뚝딱 비웠더랬지요.

우리는 무쇠솥에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을 했는데

사촌네는 전기밥솥으로 밥을 지었지요.

그 모든 것이 시골뜨기에게는 너무도 큰 문화충격이었답니다.

세월은 흘러 내 나이 50을 훌쩍 넘겨 60이 가까워오는 즈음

오늘 블로그씨의 질문에 답하면서 문득 그리움처럼

마가린 간장 밥맛이 그리운 날입니다.

아침 여명이 밝아 동녘을 붉게 물들인 이 아침

낯선 곳에서 하룻밤이지만 새집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아침 일찍

블로그씨 덕분에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50년 이전의 추억을 소환해봅니다.

9월 1일 새날을 새집에서 하루를 맞이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이곳에서는 일만 위한 일이 아닌

나를 위한 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고 합니다.

두 아들 장성했으니 이제 내 꿈을 위한 도전을 해도 되겠지요?

아이 아빠 일찍 여의고 홀로 살아온 세월에

나이는 먹고 아들들은 다 컸으니 내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그동안 현실 속의 전쟁 같은 삶에서 약간 비켜있고 싶네요.

이제 이사 온 동네를 둘러보려 산책하려 갑니다.

9월 1일, 아직은 사회적 여건이 코로나로 인해

초긴장 상태로 팍팍한 삶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겠지요.

그래요, 지금 누구나 힘든 상황입니다.

이 어려운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가야 하겠습니다.

흔하게 말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라는 인사로

마무리 지으면서 하루를 소중하게 보내야겠습니다.

호미를 알고 있는 모든 분, 우연히 검색으로 방문한 분

그 외 함께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모든 분들께 건강을 기원합니다.

9월도 알차게 뜻깊게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어렸을 때 기억, 마가린 간장밥 잊지 못해

#어렸을때기억 #기억 #마가린간장밥 #시골뜨기 #문화충격 #기억 #유년의추억 #유년시절 #잊지못할그리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