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자전거여행[바람 부는 날, 미사리조정경기장, 팔당대교 노을]

2013. 7. 4. 09:49자전거 이야기/자전거랑(~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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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리 언덕길 솟대

 

아줌마 자전거여행[바람 부는 날, 미사리조정경기장, 팔당대교 노을]호미숙

 

장맛비가 오락가락 하는 사이 다행히 긴장마 대신에 맑은 햇살을 선사한 날

열어 놓은 창으로 끈적한 바람이 아닌 초가을 느낌의 선선함으로 머릿결을 쓰다듭는다.

외출만 기다리던 베란다의 자전거가 밖엔 언제 나가냐고 아우성을 치는 듯했는데

늦은 오후, 까망블루 자전거랑 사진기 들고 무작정 나섰다.

 

빵구름을 흩어 놓았던 하늘엔 점점 물 먹은 창호지 마냥 풀어지고

핸들의 방향은 팔당대교를 향하는데

등을 힘껏 밀어주는 7월의 바람은 마주 달리는 자전거 탄사람들에게

일그러진 표정을 만들고 있었다.

 

초록의 신록이 누우며 숲 파도를 일으키는 암사둔치공원을 지나

고덕동 고갯길을 오르는데도 평소보다 훨씬 수월하게 가뿐히 오른다.

 

미사리 조정경기장을 가로질러 달리는데

훈련 중인 조정선수들은 물 위에서 바람과 한바탕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오늘 핸들을 이쪽으로 튼 이유는 바로 팔당대교의 환상의 노을을 기대해서다.

하루의 초침이 째깍이며 태양을 서녘으로 끌어 당길 때

부랴부랴 두 바퀴를 굴려 도착한 팔당대교

 

짙은 구름이 띠를 둘렀지만

그 아래 해넘이 광경은 오늘만의 작품을 선사해주고

자동차 소리, 바람 소리, 부서지는 윤슬, 카메라 셔터 소리

한동안 머물며 바람이 전하고 빛이 전하는 아름다운 저녁의 세레나데를 들었다.

 

7월의 태양이 완전히 숨을 때까지 마주하다가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맹꽁이 소리, 이름 모를 새소리

그리고 깔따구가 귀에 들어와 빠른 비파연주인지 해금 연주를 해댈 때

두 바퀴의 마찰음을 들으며

가로등빛이 불 밝힌 자전거도로를 달려

88도로 자동차들의 빛의 궤적을 담아

집에 도착해서야 자전거 두 바퀴도 카메라 셔터소리도 비로소 멈추었다.

 

7월에 들어서 첫 자전거 나들이. 꽃이름이 뭔지 모르지만 자전거도로 옆으로 활짝 피어 반기고

숲에 이는 바람은 초록의 물결을 만들었다.

 

고덕동 언덕길을 달려 오르고 긴 내리막을 조심스겁게 달리는데 어느 분이 맞은 편에서 속도를 줄이라고 말한다.

알고보니 자전거사고였다. 내리막길의 커브.. 정말 사고다발지역인데..

놀라서 크게 다쳤는지 살펴보니 사고 당사자 말로는 상대편이 둘이 나란히 오면서 중앙선을 넘어 왔다고 한다.

그래서 얼떨결에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어 다리 난간에 부딪치며 넘어졌다고 하는데

상대편 남자분은 오르막에서 중앙선을 침범하는 사람은 절대로 없다고 한다.

 

누가 증명해 줄 사람도 없고 남자분은 벌써 떠나버리고 다친 여자분이 놀란 가슴 쓸어내리느라 잠시 쉬고 계셨다.

어깨를 주무르시는데 많이 아픈 것 같지는 않아 신고를 하려다 그분이 괜찮다고 사양 하신다.

많이 안다쳤지만 후유증이 염려된다.. 내리막의 커브길에서 둘이 나란히 달리는 것은 사고의 지름길이다.

이곳에 위험 또는 사고다발지역이라도 붙여 놨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사고는 금세 잊고 다시 자전거는 하남시계를 들어서며 한강따라 숲파도 따라 너울너울 미사리로 향한다.

 

초록의 여름 7월은 신록의 절정이다. 시원한 바람이 등까지 불어주니 상쾌하게 날갯짓을 하듯 길을 날아 오른다.

 

미사리 언덕길을 자전거도로에서 본 고추잠자리..하늘을 배회하며 햇볕에 몸을 붉게 달구고 있다.

 

홀로 갈 때마다 즐겨찾던 시드니 범선 카페는 석양이 질 무렵이라 그런지 멋스럽게 다가오고

마침 행사가 크게 있어 그냥 밖에서 사진만 담았다.

 

미사리를 들렀으니 미사리조정경기장은 필수코스, 자귀나무꽃이 화사한 꽃부채를 펼쳐 바람을 일으키고

드넓은 경기장은 조용한 가운데 자전거 탄 내 긴 그림자를 따라간다.

 

오늘도 역시 풍경을 살려주는 조정경기 선수들

미사리조정경기장을 갈 때마다 백미처럼 만나는 풍경이다.

조정선수들은 역방향의 바람을 뚫고 물위를 가른다.

 

자귀꽃 부채춤 환영을 받으며 그림자랑 나랑 팔당대교를 향한다.

 

팔당대교의 노을

 

 

 

팔당대교에서 햇덩이가 강물 위에 화려한 미련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서녘 구름이 삼키는 풍경을 담아 자전거 핸들을 돌린다.

 

이미 해는 지고 어둠이 깔린 도심의 야경, 강동대교의 불빛과 88도로의 빛의 궤적을 담아 집으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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