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포엠[개망초]

 

 

호미숙 포토포엠 -개망초-

 

허기진 보릿고개를 넘길 때

눈길 닿는 곳마다 피어난 밥풀꽃

도시락의 달걀후라이처럼

꽃무덤으로 피어나 반깁니다.

 

황금으로 일렁이는 보리밭

까끄라기 보리수염에 찔리면서

보리 베고 모내기 할 때

흐드러진 개망초 사이로 농부가가 흐릅니다.

 

 

 

 

흔하고 흔해서

꽃인 줄도 모르고 스쳐가는 길

개망초 꽃송이 따 모아

꼬마들은 소꿉놀이 밥을 짓습니다.

 

들판에 우두커니 앉아

아무데나 시선이 멈추어진 곳

소리 없이 꽃 몽우리 터뜨려

하얀 그리움의 개망초를 피웁니다.

 

-호미숙 시집 속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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