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아쉽게 지나간 소나기-여우비가 야속해, 비야 너를 그린다]

2012. 6. 21. 08:10글 이야기/포토포엠.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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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속의 기도

 

 

호미숙 포토에세이[아쉽게 지나간 소나기-여우비가 야속해, 비야 너를 그린다]

2012. 6. 21 목요일 -하지-

 

어제 2012년 6월 21일 수요일 오후 4시 경,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터키문명전-이스탄불의 황제들 특별전을 취재하려 자전거를 타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헬멧을 쓰고 장갑까지 낀 채 현관을 열어 자전거를 끌고나가는 순간, 쿠르릉 쾅!! 천둥이 치면서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반가운 빗방울이고 천둥소리인지 밤새라도 내리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약속시간을 맞춰야 하기에 소나기가 어느 정도 올지 몰라 옷을 갈아입고 우산 받쳐들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길

 

교회 앞마당 주차장에 흥건하게 고인 빗물을 보며 전국의 대지를 갈라놓고 타들어가게 한 가뭄에 도움이라도 된다면 이 불편함 정도는 감사함으로 감수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쏟아지던 굵은 빗방울은 금세 가늘어지고 햇살이 들어 여우비를 흩뿌리고 있었습니다.

혹시 소나기가 더 내릴지 몰라 택시를 타고 가서 국립중앙박물관 비내리는 풍경을 담으려 좀 더 일찍 도착하려고 택시를 잡으려는데 택시 파업인줄도 모르고 10분여를 기다리다 지나가는 택시가 한 대도 없다는 것을 그제서 알고 결국 지하철역으로 향했습니다. 지하철역을 도착할 쯤에는 이미 비는 그치고 들고간 우산이 거추장스러울 정도의 짐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재 농촌의 들녘은 최악의 가뭄으로 저수지 바닥고 들어내고 모내기 마친 논마저도 쩍쩍 갈라진 상황입니다. 또한 모내기조차도 못할 정도의 극심한 가뭄 104년 만에 찾아온 가뭄으로 이제나 저제나 비를 기다리는 농민들 마음을 애태우는데 짧고 짧은 지나가는 소나기가 애석하기만 했습니다.

 

오늘 아침도 이른 시간부터 뜨거운 햇살이 창을 뚫고 갈증을 일으킵니다. 아침 뉴스에도 연신 가뭄의 피해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해안 자전거 일주를 계획하고 있는데

장마라도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미루고 있건만 비 소식은 요원한 듯만 합니다.

 

 

 

푸른빗줄기

 

 

비야, 너를 그린다.

-호미숙  

 

대지는 타는 목마름으로

비를 바라는 마음에 애를 태운다.

풍년을 기원하며 씨를 뿌려 모내기를 마쳤건만

어찌해 이토록 긴 가뭄에

폭염으로 대지를 태우는가

 

농심은 천심인데

폭염의 메마른 창공이 야속하기만 하고

양파는 속을 채우지 못해 마늘 크기

산과 들 신록들도 갈증으로 시들하네

 

흘린 땀만큼 대가를 주던 땅을 바라보는 농심

해갈 되지 않는 가뭄으로

졸졸 흐르던 시냇물의 노래도 그치고

들녘의 농부가도 그쳐버린 2012년 여름

비야 너는 언제 오려는가

 

 

 

햇살이 들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여우비

주차장 바닥에 흥건히 고인 빗물에 물왕관을 만드는 모습

 

 

감질나게 몇 방울의 비를 뿌리고 그쳐버린 여우비

공원 전선줄에 몇개의 방울을 걸어 놓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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