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포엠[생의 마디 -두물머리 석창원 오죽]

 

 

 

생의 마디 [사진-두물머리 석창원 오죽]

homihomi-호미숙

 

제가 자란 시간을 마디마다 묶어 품고

자연의 소리를 담아 울리는 공명

일정한 길이와 굵기로 제 몸 재단하고

마디를 이어 붙여 곧게 뻗은

푸른 대나무

 

대나무 마디는 하늘 높이를 재고

시간 너비를 재며

밝음과 어둠을 마시고 자라서

긴장감이 더해진 푸른 마디는

몸을 더욱 곧추 세운다

 

너의 울림이 뼛속으로 스미어 시린 날

언제나 차갑게 내 등을 눕힌다

대나무 돗자리에 누운 생의 마디

툭, 부러지고 죽음에 이르러서야

꼿꼿한 대나무 생을 닮는 것이다

 

-호미숙의 시집 속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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