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세 켤레의 신발 (아빠 없는 빈 자리- 설을 맞으며)호미숙
결혼 23주년, 신혼여행지 변산반도로 떠난 홀로 자전거여행 중(채석강) 세 켤레의 신발 homihomi-호미숙 한 뼘도 채 안 되는 앙증맞은 반짝이 운동화 그보다 조금 더 큰 한 뼘 짜리 운동화 우직하고 무뚝뚝한 구두 한 켤레 그리고 허리 잘록하고 세련된 굽 높은 구두가 밤이면 현관 앞에 나란히 놓였다가 아침이면 각자의 길로 나섰더랍니다 여름 어느 날, 가지런한 세 켤레의 신발 옆에 있어야 할 멋지고 우람한 검정 구두가 언제부터인지 자리를 비우고 세 켤레의 신발은 왠지 모르게 슬픔에 옆으로 자꾸만 쓰러져 있었더랍니다. 그 해, 가을이 가고 겨울도 가고 또 10여 년이 지나가도 신사 구두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더랍니다. 세월이 흘러 앙증맞던 운동화는 어느덧 가장 큰 덩치로 커져 있고 나란히 놓여있는 굽 높던..
201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