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부지 겨울은…….[시골풍경, 포토에세이]
[사진 제천 청풍문화재단지에서] 울 아부지 겨울은…….[homihomi 호미숙] 초겨울 이엉 얹어 새 단장한 초가지붕 아래에 투명 고드름은 종유석처럼 뿌리를 자라다가 녹아지고 처마 밑 여름내 빗물을 받아내던 낙숫물받이 돌 판에는 얼음으로 석순을 키워내는……. 마당을 가로질러 철사 줄로 묶여 높게 세워진 바지랑대에 떠받친 빨래 줄에는 꽁꽁 언 옷이 나무집게에 물려 거꾸로 만세를 부르며 젖은 물을 짜내고 지나다가 걸려 언 빨래가 부러뜨려져 듣던 엄니 꾸중하던 고함이 들리는……. 아부지는 나뭇간 채우려 빈 지게에 지게꼬리 흔들며 산에 올라 소나무 아래 갈퀴 자국 선명하게 마른 솔잎 긁어 부대에 담고 참나무, 청솔나무, 가시나무 낫으로 쳐내어 새끼줄로 묶어 놓고는 고목나무 톱으로 베고 솔방울도 주워 바지게 위에..
2012.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