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겨울나무와 겨울 미몽]
호미숙 포토에세이[겨울나무와 겨울 미몽] 찬바람이 쓸고 있는 황금 잔디밭 그 위에 소리 없이 뿌리 내린 그림자나무 황량한 겨울 풍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대지 아래로 뻗어 내려간 나무뿌리를 연상하게 한다 찬란함을 떨꾸고 그 자리에 새겨진 겨울나무의 투영 푸른 옷을 걸쳐 입다가 색색의 갈잎으로 갈아 입은 뒤 살며시 옷을 내려놓은 겨울나무 그 나무만이 갖고 있는 비밀이 폭로되고 있다 나뭇가지는 단단하고 차가운 시멘트 벽면에도 새겨놓고 나무뿌리를 엑스레이 촬영한 모습을 그대로 들어 내놓았다 꽉 닫힌 외벽의 겨울창문 옆으로 팔을 굽힌 나뭇가지 창 안의 인기척이라도 느끼고픈지 똑똑, 노크를 해대고 손을 들이밀어 손짓한다. 겨울잠 자는 소녀에게 겨울 햇살 훼방으로 눈부심이라도 있을까봐 가려주려는지 몇 잎 남지 않는 ..
201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