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아름다운 가을 담장에 버려진 양심
[호미숙 포토에세이]아름다운 가을 담장에 버려진 양심 빨간 가을별이 후드둑 황토색 토담 위에 늦가을을 내려놓았네요. 첫눈이 내린 뒤 영하의 날씨라고 거리에 사람들마저 뜸한 날 서초동 어느 골목길로 접어들어 자전거 타고 가다가 붉은 별이 수북이 쌓인 모습에 급히 브레이크 잡아 멈추고 카메라부터 꺼냈습니다. 가을은 슬쩍 찾아와 머물렀다가 눈 깜짝할 사이, 오색물감만 붓고 저 만치 도망치는 즈음 아직 채 미련을 가시지 못한 단풍나무. 오그라든 단풍손이 쥐고 있는 가을 여운이 아쉬움을 담아 초겨울 햇살 샤워 중입니다. 자리를 옮겨가며 가을을 찰칵이며 담습니다. 그때 이건 뭐지?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토담 기와 위에 올려 놓은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얹어 놓은 빈 담뱃갑과 음료수 병들이 예쁘게(?) 진열..
2010.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