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가을이 오는 길목에서-남해안 자전거여행 중에(고흥,벌교,순천만)
길가에 널린 붉은 고추 호미숙 포토에세이[가을이 오는 길목에서-남해안 자전거여행 중에(고흥,벌교,순천만) 진초록의 여름 한 가운데 뜨거운 여름을 가득 채우고 뙤약볕에 몸을 비틀고 있던 붉은 고추 산 너머 불어오는 바람은 가을을 재촉합니다. 콩밭을 매던 아낙의 땀을 식혀주는 가을 길목 갈바람에 콩잎마다 노란 물들이며 여름과 가을이 뒤섞인 계절의 교차로 어느 농가 석류나무 울타리 하나 가득 여름을 주어 담은 붉은 주머니 이제나 저제나 터질 듯 입을 앙다물고 가을의 포효를 기다립니다. 부지런한 가을걷이 일찍 영근 콩대를 펼쳐 놓고 허리를 굽힌 할머니 땅방울도 영글고 가을은 여름 끝자락에 성큼 나섭니다. 누렇게 익어가는 커다란 호박도 탐스럽게 무게를 늘려 나뭇가지를 짓누르며 마지막 뙤약볕에 몸을 달굽니다. 집 ..
2012.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