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3. 09:51ㆍ자전거 이야기/자전거랑(~10)
봄을 맞는 한강변에서
아줌마 홀로 자전거여행[어머나 나비가 벌써!! 미사리조정경기장 봄이 오는 풍경] 호미숙
날짜: 2012. 2. 21 날씨: 따사로운 봄바람
자전거: 미니벨로 브루노(BRUNO-Passion)
주행구간: 천호동-광나루한강공원-암사생태공원-암사취수장언덕길-고덕생태공원-하남시진입-미사리한강변-미사리조정경기장-시드니범선카페(왕복)
주행거리:32km 주행시간: 2시간 30분(사진 촬영하며 라이딩 참고)
이른 아침 열어 놓은 창으로 들어오는 봄바람을 타고 들어온 싱긋한 봄 향기에 봄바람이라도 한껏 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타고 양수리의 두물머리라도 다녀오려 부랴부랴 준비하고 둘째가 잘 닦아 놓은 미니벨로에 카메라 장착하고 현관을 나서며 단골샵인(천호MTB)에 들러 잠시 인사드리고 자전거 승차감이 별로 좋지 않아 왜 그런지 일단 여쭤보니 바퀴의 베어링이 문제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 장거리를 다녀오기보다는 짧은 거리만 다녀오라는 충고를 받고 두물머리(석창원)의 봄을 맞이하려다가 포기하고 미사리조정경기장으로 목적지를 변경했다.
훈풍은 불어주고 있었지만 하늘은 자욱한 안개로 뿌옇게 풍경을 가려놓고 있었다. 광나루 한강공원을 지나 암사생태공원의 한강변까지 자전거를 끌고 내려가 봄을 맞아 두꺼운 얼음이 녹아내리고 있는 풍경을 담고, 암사생태공원의 갈대숲을 지나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샤방샤방~
따사로운 날씨에 자전거 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바람 끝에는 봄이 물씬 묻어 왔지만 여전히 풍경은 겨울의 하얀 풍경을 지워내는 중, 을씨년스럽지만 얼음장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는 이미 봄의 멜로디였다. 암사취수장이 있는 고갯길을 두 달간 자전거를 타지 못했지만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미사리 한강변까지 힘들지 않게 도착해서 평소대로 미사리 강변 산책로를 건너 조정경기장으로 향했다. 흐릿한 안개 넘어 하남시 검단산이 실루엣이 드리우고 드넓게 펼친 얼음호수인 조정경기장 한 편에서는 굉음을 내며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여전히 조정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었다.
미사리조정경기장의 호수 면적은 33만㎡이라고 한다. 그 넓은 호숫가를 자전거로 달리며 봄바람에 녹고 있는 얼음호수 풍경을 담아 여유롭게 한 바퀴 돌아 나왔다. 이미 시간은 점심시간을 넘겨 늘 단골로 다니던 시드니범선카페에 들러 간단 요기라도 하려 들어갔으나 평소에 운영하던 바베큐 식당은 동절기라 쉬고 있어 즐겨 먹던 들깨 수제비 대신에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주문해 놓고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는 윤이모의 해맑은 미소와 안부를 주고받았다. 시드니범선카페는 고급레스토랑으로 분위기를 찾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모처럼 나선 자전거 나들이에 아줌마 혼자만의 느긋한 여유를 부리며 분위기에 취하고 커피라떼를 마시며 한껏 봄의 낭만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카페에서 머물렀는지 벌써 오후 2시를 넘기고 아쉽지만 윤이모와의 작별인사를 나누고 왔던 길 되돌아오며 나만의 포인트인 그곳에 들렀다. 한강변인 이곳은 여전히 두꺼운 얼음이 녹아있어 둥둥 떠 있을 정도였다.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 자전거랑 한강 풍경을 담고 한강변을 한 바퀴 휘둘러 나와 천호샵에 자전거를 맡기고 정밀 점검을 받다보니 뒷바퀴 림이 파열이 일어나 결국 바퀴 교체를 맡겨 놓았다. 이번 주 일요일엔 파주DMZ 자전거 투어를 예약한 상태 그때까지라도 자전거 바퀴 교체 부탁하고 집으로 귀가했다.
자전거는 역시 행복의 메신저다. 그동안 한 달여 동안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큰아이를 유성에 프로그래머 사업장을 내어주면서 바삐 시간을 보내며 정신없이 신경을 썼는데 오늘 짧은 자전거 여행에 새로운 에너지를 가득 안고 돌아왔다.
다시 시작되는 2012년의 자전거로 그리는 행복의 궤적들을 꿈꿔본다. 올해도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안전한 주행을 기원한다.
한강변에서 어느 중년 여인의 간절한 기도
겨우내 바람과 싸워 솜털을 다 떨어낸 앙상한 억새
암사동과 구리시까지 연결하는 암사대교 2013년 12월에 개통예정
미사리로 향하는 자전거 도로
토평 미음마을이 마주보이는 얼음강에 떠 있는 봄을 기다리는 섬.
미사리 위례강변길
미사동으로 진입 어느 회사의 출입문. 색색의 다채로운 연필로 만들어져 눈길을 끌었다.
미사리조정경기장
미사리조정경기장 넓은 얼음호수 햇살에 겨울을 녹여내고 있는 풍경
봄 햇살에 겨울의 증거인 얼음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미사리 갈대숲 쪽에서는 군부대의 고공 낙하 훈련
겨우내 얼음호수만 바라보며 부동으로 서 있는 보트
자전거 타고 가는 길 방향지시표가 봄을 향한 안내인 듯하다.
낚시를 하고 있는 강태공 조형물은 여전히 꽁꽁언 호수에서 세월을 낚으며
머지않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사시사철 호수가에서 비상을 꿈꾸는 잠자리 조형물
-시드니 범선 카페에서-
시드니범선카페에서
고급카페에 들러 샌드위치와 강남콩으로 만든 스프와 커피로 점심요기를 마치고 분위기에 취해본다.
되돌아 오는 길, 미사리 강변 자전거도로를 달리고 있던 라이더들
초록의 채색을 준비하고 있던 마른 강아지풀
나무는 언제나 묵묵히 그자리에서 계절을 맞고 있다.
봄으로 달려가는 라이더들
나만의 포인트에서
아마도 마지막 겨울 흔적이 아닐까.
겨울 수채화를 그리고 있던 풍경
아니 벌써 나비가. 나비를 따라 다니며 사진 찍기 바빴던 순간
암사생태공원 버드나무는 봄 춘(春) 쓰는 중
광나루 공원의 봄뜨락에 나온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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