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돌아선 발길이 무거웠던 임진각 망배단을 찾은 노부부

2010. 9. 27. 14:22사진 이야기/포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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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돌아선 발길이 무거웠던 임진각 망배단을 찾은 노부부-호미숙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펼쳐지는 DMZ 자전거 투어를 참여하고자 들른
9월 26일 일요일 오후.
한 노부부가 망배단 앞에 서서 물끄러미 북녘을 바라보면서
향을 피우더니 할머니는 연신 기도를 올리고 할아버지는 묵념을 한참 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먼발치에서 사진을 담은 후에..
발길을 돌려 임진각 전망대로 향하는 어르신께 말을 붙여 보았습니다

어떤 사연으로 향을 피우셨나 여쭈었습니다
현재 83세인 할아버지는 18살 때 친구랑 월남 한 뒤로
부모님과 이산가족이 되었다고 하시데요

이미 돌아가셨을거라고 하시면서,
지난 추석에는 비가 많이 와서 찾아 오지 못했다고 하시네요

그러면서 ..
이번에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조건으로 내건 다른 이유와 모든 것을
한국에 뒤집어 쒸운다고 하시며

북한은 뼈속까지 빨갱이라고.. 절대로 용서 못할 곳이라면서
내가 북에 가고 싶지만 신청하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이 아픈 분단의 현실..
왜...
노부부는 북녘땅이 좀 더 멀리 볼 수 있는 전망대를 오르시며
발 아래 고향땅을 그리움으로 삭히고 돌아가실 겁니다

필요한 물자는 요구하면서 지독히 못된 곳이라시며
땡깡쟁이라고 하시던 할아버지

노부부의 뒷 모습이 아련하게만 느껴졌습니다
평생 동안 얼마나 그리워했을까요..
55년 동안 지척에 고향을 두고도 가지 못하는 어르신..
이제는 포기라도 하신 듯 어깨가 힘이 없어 보이네요...


향을 꽂던 할머니께서 눈부심에 양산을 쓰시며 향을 피웁니다




향을 꽂은 후 큰절처럼 기도를 얼마나 많이 하시던지.. 멀리서 바라보는 제가 마음이 아려 일부러 만나 뵙고 이야기를 하게 되었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할머니 가방을 들어주시며 전망대를 향하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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